[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곧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덴마크 속령인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시킬 욕심을 드러내면서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았다.
진보적인 미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가 지난해 12월 21일 그린란드 욕심을 다시 드러낸 후 “먼젓번 2019년 때보다 훨씬 진지하다”고만 진단했을 뿐 아직 명확한 견해를 아직 내지 않고 있다.
타임스는 대신 11일 ‘딜북’ 경제 고정란을 통해 순전히 경제적인 시선에서 “만약 덴마크와 협상을 한다면 매입 가격이 어느 정도나 될 것인가”하는 다소 흥미성의 기사를 실었다.
연준 산하 뉴욕 연준지부은행 소속 경제전문가를 지낸 부동산 개발업자(데이비드 바커)의 논리를 바탕으로 한 타임스의 추산 협상제시액은 최소 125억 달러(18조원), 최대 770억 달러(113조원)다.
최대 113조원의 가격은 언듯 비싸 보이지 않는다. 사람 살기 어려운 얼음 땅이지만 면적이 한반도 10배인 216만 ㎢로 세계 최대 섬인데 올 한국 중앙정부 예산의 5분의 1 정도인 것이다.
미 LA 산불이 소실 및 활화 면적이 150㎢였던 발생 70시간 시점에서 예상 경제 피해액은 1300억~1500억 달러였다. 1500억 달러라면 그린란드 매입 협상가의 2배에 해당된다.
부동산 개발업자의 추산 논리는 간단하다. 미국은 남북전쟁 직후인 1867년 러시아로부터 에이커 당 2센트 가격으로 알래스카주를 당시 720만 달러를 주고 매입했다. 또 1917년 덴마크로부터 덴마크령 서인도 제도를 사서 버진 아일랜드로 개명했는데 가격은 2500만 달러였다.
두 곳의 매입가를 인플레를 감안해 현 시세로 환산하면 알래스카 땅은 1억5000만 달러(2200억원), 버진 아일랜드는 6억5700만 달러를 주고 손에 넣은 것이다.
바커는 알래스카와 버진 아일랜드를 매입, 매각한 시점 후 미국이나 덴마크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변동을 구해서 거기에 원 매입가에 곱했다.
그린란드 최저 협상가는 버진아일랜드 매각 후 덴마크의 GDP 변동률 500배(50000%)를 당시가 2500만 달러에 곱해 나온 125억 달러로 했다.
최대 협상가 770억 달러는 알래스카 매입 원가 720만 달러에다 매입 후의 미국 GDP 폭등을 곱해 나왔다.
앞서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그린란드에 매장되어 있는 희유 광물 등 부존 자연자원 가치를 상정할 때 매입가는 1.1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커는 이 수치를 실없는 ‘농담’으로 취급하고 있는데 1.1조 달러는 그의 최대 예상가 770억 달러의 14배가 된다. 미국의 현재 GDP는 29조 달러를 육박하고 있다.
타임스 및 바커의 계산에는 그린란드 매입 및 ‘탈취’의 주요 인자인 미국 안보 및 군사 측면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그린란드는 미국 독립전쟁 50년 전인 1721년 덴마크의 탐험가와 군대가 가서 속령으로 만들었으며 미국은 남북전쟁 직후 알래스카를 매입하면서 그린란드도 리스트에 올렸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트럼프의 눈독에 그린란드 영유의 덴마크 왕국은 “그린란드는 매각하려고 내놓은 물건이 아니다”고 2019년 때와 똑같은 말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덴마크의 최대 정치적 대응은 “그린란드 운명은 그린란드 국민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선에 그친다.
인구 5만6000명의 그린란드는 2009년부터 독립 투표를 할 권리를 부여 받았다. 자치국 수준인 현재 국민들 과반수가 뜻한다면 덴마크에서 언제라도 독립할 수 있다. 마친가지로 미국에 편입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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