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제유가가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원유선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덩달아 급등 중이다.
14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 ‘KODEX WTI원유선물(H)’의 1개월 수익률은 11.68%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원유선물 Enhanced(H)’ 역시 11.12%의 1개월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 원유에 대한 전면 제재에 나서면서 국제유가는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 3월물은 13일 배럴당 81.49달러까지 치솟으며 4개월 만의 최고치를 나타냈다. 최근 일주일 사이 6%대 상승한 수치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배럴당 77달러선을 넘어서며 지난해 10월 8일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러시아 석유회사와 관련 유조선 183척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러시아에 본사를 둔 가즈프롬, 네프트, 수르구트네프테가스 등이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 시작 후 러시아에 가한 가장 강력한 제재로 평가된다.
제재 대상 중 유조선 183척은 대부분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대한 기존 제재를 회피해온 이른바 ‘그림자 함대’다. 제재 강화 대상에는 러시아 LNG 설비 2곳도 포함됐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조치로 러시아가 인도와 중국으로 우회 수출해온 원유(추정치 300만 bpd)이 공급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파로 인한 난방수요 증가도 에너지 가격 급등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동부에서 버지니아 서부까지 대규모 지역에 겨울 폭풍 경보가 발령되는 등 에너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국제유가 상승이 기상이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이 큰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이영훈 연구원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 강화가 급작스럽게 발표된 이유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에 바이든 행정부에서 우크라이나 지원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이번 조치로 인도와 중국으로 향하는 원유 선적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대되며 유가가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WTI 유가 전망치 상단을 배럴당 80달러로 유지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은 러시아에 대해 제재 강화보다는 전쟁 종식을 공언해왔다”며 “오는 20일 취임 후 정책 선회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석유 재고를 살펴보면 운송 중인 원유가 증가하고 있다”며 “단기 재고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KB증권 오재영 연구원은 “기상 요인으로 인한 단기적 수요 증가, 제재에 따른 러시아산 원유 공급 감소가 최근 빠르게 상승한 유가 수준을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 연구원은 “다만 지속적 공급 증가와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재고 증가가 예상된다”며 “따라서 유가 또한 이에 맞춰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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