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원가율 92.2%로 책정…법인세 전년 대비 59% 급감
국내 매출 대비 법인세 비율 1%…전세계 평균의 4분의 1
영업이익률도 유독 한자릿수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애플 코리아가 국내에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고무줄’ 조정을 한다는 의혹을 받는 매출원가율이 지난해 다시 90%대로 치솟으면서 국내 법인세 납부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2024 회계연도 애플 코리아 감사보고서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코리아의 매출원가율은 92.2%로 파악됐다.
지난해 애플 코리아 매출이 7조8천376억원으로 재작년보다 4%가량 증가한 것에 반해 영업이익은 3천13억원으로 46%나 줄었다.
지난해 판매비, 관리비는 3천95억원으로 재작년보다 9% 증가하는 데 그쳤는데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이유는 매출원가율이 90%대로 올라간 영향으로 분석됐다.
애플 코리아의 매출원가율이 2022년 95.29%에 달하자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나치게 높게 책정한 매출원가율로 영업이익을 낮추고 법인세를 회피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이후 2023년 애플 코리아는 매출 원가율을 88.7%로 낮게 잡았는데, 지난해 다시 3.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매출 원가율이 오르면 영업이익이 줄고 이에 따른 법인세 부담도 줄어든다.
애플코리아가 2022년 매출원가율 95.29%에 따라 부과받은 법인세는 502억원이었다. 이후 2023년 매출원가율이 80%대로 떨어지면서 법인세는 2천6억원으로 4배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다시 매출원가율이 90%를 웃돌면서 애플 코리아 법인세는 825억원으로 2023년 대비 59% 급감했다.
애플 미국 본사의 매출원가율은 애플 코리아에 크게 못 미치는 55%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애플 코리아의 매출(7조8천376억원) 대비 법인세 비율은 1%였다.
2022년 기준 애플의 전 세계 매출 대비 법인세 비율이 4%대였음을 고려하면 국내 매출 대비 법인세 비율은 다른 나라의 4분의 1 수준에 그친 셈이다.
IT 업계에서는 수수료 명목으로 애플 코리아가 아닌 애플 본사에 지급되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의 인앱결제 매출 약 30%까지 고려하면 애플 코리아가 국내에 내지 않고 있는 세금의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애플 코리아 영업이익률은 3.8%로 통상 알려진 애플 본사의 영업 이익률 20∼30%대에 훨씬 못 미친다.
2021년 기준 애플 전 세계 평균 영업이익률은 29.8%, 지역별 영업이익률은 미주 34.8%, 유럽 36.4%, 중화권 41.7%, 일본 44.9%, 기타 아태 지역 37.2% 등으로 애플이 유독 국내에서 낮은 영업이익률로 적은 세금을 낸다는 비판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한편, 미국 본사로 전액 돌아가는 배당금 지급액은 3천215억원으로 애플 코리아 영업이익 전체에 해당하는 금액이 본사로 보내졌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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