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거시경제와 기술 융합이 올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 변화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14일 발간한 ‘디지털자산 섹터를 알아야 시장이 보인다’ 보고서에서 지난해 디지털자산 시장을 분야별로 분석하고, 올해 주목해야 할 주요 이슈를 제시했다.
# 지난해 글로벌 제도권 자산 편입…비트코인·리플 상승 두드러져
보고서는 지난해 디지털자산 시장을 글로벌 제도권 자산으로 편입된 해로 요약했다. 지난해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을 시작으로, 6월 유럽연합의 가상자산 포괄규제법안 미카(MiCA) 시행, 7월 한국의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글로벌 규제가 확립됐다는 설명이다. 하반기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디지털자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업비트 원화마켓 상장 디지털자산을 기준으로 산출한 UBMI(Upbit Market Index) 지수는 114.2% 상승하며 코스피, S&P500, 금 등 주요 시장을 크게 웃돌았다. 업비트 디지털 자산 분류체계의 대분류 섹터별로 변동률을 살펴보면, 인프라가 137.8% 올랐고, 스마트 컨트랙트 플랫폼 53.5%, 디파이 15.7% 상승했다. 문화/엔터테인먼트 섹터는 17.4%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프라 분야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이루는 사용자나 빌더들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기반 서비스를 지원하는 분야다. 지급결제 인프라, 네트워크 인프라, 유저 인프라 등으로 재분류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비트코인과 리플을 필두로 한 지급결제 인프라의 상승률이 141.1%로 가장 높았다. 비트코인의 경우 지난해 초 미국 현물 ETF 승인에 따른 기관 자금의 유입과 4번째 반감기, 트럼프 효과 등으로 인해 상승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 올해 미국 등 주요국 정책·AI 기술과의 연계 등 주목해야
업비트 투자자보호센터는 올해 디지털자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거시경제 상황과 글로벌 정부 정책을 지목했다. 보고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하 여부, 미국 부채 문제의 해결책으로 떠오른 비트코인 활용, 확대되는 디지털자산 수요층, 그리고 블록체인과 인공지능(AI) 기술의 연계를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0%로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물가 상승 우려 때문이다. 연준이 제시한 올해 물가 전망은 2.5%로 트럼프 취임 이후 물가 상승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다만 노동생산성 향상과 예상보다 소극적인 관세 정책 실시 가능성이 물가 상승 우려를 일부 흡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가 우려 완화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 재상승과 이어지는 가상자산 시장의 유동성 증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보고서는 디지털자산 수요층이 개인에서 기관과 기업으로, 더 나아가 국가로 확대되고 있는 현상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은 미국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기관 주도의 시장으로 탈바꿈했다. 거기에 더해 미국 텍사스주에서 비트코인을 주정부의 전략 자산으로 비축하는 법안이 발의되는 등 새로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비트코인 보유가 새로운 금융 안보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인식들 역시 생겨나고 있으며, 실제로 폴란드, 브라질, 홍콩 등의 국가에서도 전략 자산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블록체인과 AI 등 신기술의 융복합도 가상자산 시장의 확장 요소로 꼽힌다. 최근 트럼프는 ‘AI 및 크립토 차르‘로 페이팔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삭스를 지명했다. 이는 곧 향후 두 산업 간 효율적인 시너지 창출을 위해 미국 정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보고서는 “향후 AI와 블록체인이 결합하는 사례는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메타버스, 토큰증권, 실물연계(RWA) 등 다양한 요소와의 연계로 시장의 지속적인 확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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