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암호화폐 시장에서 오랜 기간 주요 유동성 공급원 역할을 해온 테더(USDT)가 서클(Circle)의 USDC와 바이낸스(Binance)의 FDUSD에 시장 점유율을 일부 빼앗기고 있다고 크립토폴리탄이 15일 보도했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바이낸스 내 비트코인(BTC) 거래쌍에서 FDUSD의 거래량 비중은 48%를 기록하며 USDT(42%)를 넘어섰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다. 또한, 지난달 USDC의 공급량은 9억5400만 달러 증가해, 같은 기간 7억9200만 달러 증가에 그친 USDT를 앞섰다.
암호화폐 분석가들은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MiCA 규제의 영향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 △BUSD 몰락 이후 FDUSD의 대체 역할을 꼽고 있다.
# MiCA 규제가 가져온 변화
MiCA(Markets in Crypto-Assets)는 유럽연합(EU)이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을 규제하기 위해 마련한 포괄적인 규제 프레임워크다. 2024년 12월 30일 전면 시행된 이 규제는 EU 내에서 암호화폐 발행자와 서비스 제공자가 운영하려면 MiCA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규제 시행 이후, FDUSD와 USDC는 MiCA 규정의 혜택을 받으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FDUSD는 BUSD의 몰락 이후 대안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리 잡으며, 바이낸스 내에서 높은 거래량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USDT는 MiCA 규정을 준수하지 않기로 하며 유럽 지역 내 주요 거래소에서 퇴출되고 있다. 테더는 △준비금 투명성 부족 △재정 감사 문제 △규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과거부터 논란이 있어 왔으며, 이로 인해 유럽 시장에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테더, 엘살바도르로 본사 이전
이러한 도전 속에서 테더는 더 나은 규제 환경을 모색하기 위해 본사를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엘살바도르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엘살바도르는 암호화폐 친화적인 환경으로 유명하며, 테더는 이를 활용해 규제 부담을 완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 법적 도전에도 글로벌 시장 지배력 유지
테더는 여러 지역에서 법적 문제를 겪었음에도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2021년 뉴욕 검찰과의 소송으로 1850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했지만, 시장 점유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다만, MiCA와 같은 규제가 시장에 미칠 영향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규제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경쟁 구도를 재편하며, 시장의 다각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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