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암호화폐 채굴 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이 지난 1년 동안 두 배 증가, 이들 업체의 호들(HODL) 전략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코인데스크는 17일(현지 시간) 더마이닝매그(TheMiningMag) 데이터를 인용, 이들 채굴업체의 비트코인 총 보유량이 2024년 12월 말 기준 9만2473BTC(약 86억달러)로 1년 사이 두 배 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비트코인 가격은 120% 올랐다.
업체별로 MARA 홀딩스(MARA)가 총 보유량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4만4893 BTC를 보유하고 있다. MARA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전체 기업 중 마이크로스트래티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45만BTC다.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 전략으로 활용하는 이른바 ‘호들’ 트렌드는 지난 12개월 동안 더욱 확산됐다. HODL은 약 10여 년 전 한 사용자의 오타에서 유래한 용어로, 비트코인을 매도하지 않고 지속 보유하는 전략을 뜻한다.
비트코인 트레저리스(Bitcoin Treasuries)에 따르면, 1만 BTC 이상을 보유한 다른 채굴 기업으로는 라이엇 플랫폼스(RIOT, 1만7722 BTC), 헛 8(HUT, 1만171 BTC), 클린스파크(CLSK, 1만97 BTC)가 있다.
일부 채굴 기업, 비트코인 대신 AI와 HPC 산업으로 전환
모든 채굴 기업이 HODL 전략을 따르는 것은 아니다. 아이리스 에너지(IREN), 테라울프(WULF), 코어 사이언티픽(CORZ) 등은 비트코인을 거의 또는 전혀 보유하지 않는다. 이들 기업은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인공지능(AI)과 고성능 컴퓨팅(HPC) 산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2024년에는 비트코인의 상승세를 채굴 기업 주가가 따르지 못했다. 대부분의 채굴 기업 주식은 비트코인이나 마이크로스트래티지 같은 암호화폐 관련 주식보다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그러나 AI 중심으로 전환한 코어 사이언티픽과 테라울프는 각각 30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리며 예외를 보였다.
올해 비트코인 HODL 전략 기업, 우수한 성과
올해는 HODL 전략을 채택한 RIOT, HUT, CLSK가 비트코인의 상승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은 비트코인 호들 전략을 고수하는 채굴업체들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해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