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기자]스위스 중앙은행(SNB)의 공식 준비금에 비트코인을 포함하도록 요구하는 비트코인 지지자들의 캠페인이 시작됐다. 블룸버그의 1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 지지자들이 스위스 헌법에 비트코인을 명문화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했다고 크립토폴리탄이 전했다.
이들은 국민 투표를 위해 필요한 10만 개의 서명을 모으는 작업에 돌입했으며, 성공 시 880만 명의 스위스 국민이 비트코인의 운명을 결정하게 된다. 해당 제안이 진행되려면 2025년 6월 30일까지 스위스 시민 10만 명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암호화폐 친화국에서 벌어지는 금융 논쟁
스위스는 이미 암호화폐 채택에 앞서 있는 국가 중 하나다. 2024년 루체른 응용과학대학교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 인구의 11%가 디지털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비트코인 ATM은 작은 마을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며, 2016년부터 기차역의 티켓 머신에서도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다.
루가노(Lugano) 같은 도시는 세금과 벌금 등을 비트코인으로 납부할 수 있게 허용했으며, 암호화폐 엘리트들이 찾는 휴양지로 부상하고 있다.
캠페인 위원회 의장 이브 베나임(Yves Bennaim)은 비트코인이 외국의 영향으로부터 스위스 준비금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SNB의 준비금 대부분은 유로와 달러로 구성돼 있다. 이는 우리가 다른 국가들의 정책에 의존하게 만든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분산화된 특성과 스위스의 금융 주권 전통은 이번 캠페인의 설득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트코인에 대한 글로벌 변화의 바람
이번 논의는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시각이 변화하는 시점에서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국가 비트코인 준비금을 지지하며 자신을 ‘암호화폐 대통령’으로 칭했다. 독일의 전 재무장관 크리스티안 린드너(Christian Lindner)는 12월 유럽중앙은행(ECB)이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스위스는 이미 이러한 움직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19년 8월,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 은행에 면허를 발급했으며, 국영 은행 포스트파이낸스(PostFinance AG)도 암호화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촉구하고 있다. UBS 이코노미스트 알레산드로 비(Alessandro Bee)는 “SNB가 비트코인에 투자할 경우, 시장 변동성으로 인해 은행 자본이 축소될 위험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는 SNB의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BAK 이코노믹스의 수석 경제학자 클로드 마우러(Claude Maurer)는 “SNB에 대한 대중의 신뢰도가 높아 이 캠페인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비록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캠페인은 스위스가 오랜만에 화폐와 금융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2026년 6월까지 서명 모금 활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캠페인 관계자들은 비트코인의 국제적 수용도가 국민들의 디지털 혁명 참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