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비트코인 투자로 억만장자가 된 사나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를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17일자 게재했다.
세일러는 평범한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MicroStrategy)가 암호화폐 세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의 성공은 단순한 행운이 아닌 수많은 도전과 전략의 산물이다.
비트코인을 발견하다
세일러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중 마이애미 자택에서 회사의 자산 활용 방안을 고민하던 중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했다. 당시 정부의 경제 부양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우려되면서 그는 기존의 자산 관리 방식 대신 비트코인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약 2.5억 달러를 투자해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세일러 자신도 약 1억 달러를 개인적으로 투자했다.
투자 초기는 순탄치 않았다.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며 회사는 4천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경험했고, 이로 인해 이사회 내부에서 우려가 커졌다. 그러나 세일러는 이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며 투자를 지속했다.
주식 · 채권 발행해 비트코인 매입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회사 주식을 활용한 자금 조달 및 추가 비트코인 매입을 이어갔다. 특히, 그는 2024년 한 해 동안 주식과 채권 판매를 통해 232억 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모아 비트코인 매입을 확장했다.
세일러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자산의 혁명으로 여기며, 한정된 공급량이 인플레이션 방어와 가치 저장 수단으로 탁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비트코인의 디지털 특성을 활용해 중개자를 배제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점을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현재 약 45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약 6만2000 달러의 평균 단가로 매입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변동성에 직면하더라도 세일러는 다양한 자금 조달 방식을 통해 장기적인 비전을 유지하고 있다.
세일러, 닷컴 버블기에 큰 타격
마이클 세일러는 성공적인 비트코인 투자로 유명하지만, 그의 경력은 수많은 위기와 난관을 동반했다.
1990년대 말, 세일러의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닷컴 붐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2000년 닷컴 버블이 붕괴하면서 회사 주가는 하루 만에 60억 달러가 증발했다.
회사의 매출과 수익을 부풀린 회계 방식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세일러와 두 명의 임원은 1100만 달러 벌금을 내야했다. 이 사건으로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는 0.45달러까지 폭락했다.
닷컴 버블 붕괴로 인해 세일러의 개인 재산도 크게 줄어들었다. 한때 100억 달러에 달했던 그의 순자산은 대부분 증발했다. 그는 새로운 사업을 시도했으나, 당시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막대한 부채와 저조한 주가로 어려움을 겪었다.
세일러는 회사의 부채 구조를 재조정하고, 주식을 10대 1 비율로 병합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FTX 사태 등 존버로 돌파
세일러가 비트코인 투자를 한 이후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2020년, 세일러는 처음으로 회사 자산의 절반에 달하는 2.5억 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그러나 투자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하며 약 4천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사회 내부에서도 강한 반발과 법적 책임 우려가 제기됐다. 세일러는 장기적 비전을 내세우며 투자를 지속했다.
2022년 암호화폐 거래소 FTX가 붕괴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1만7000 달러까지 하락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평균 비트코인 매입가는 약 3만 달러였기 때문에, 회사는 큰 손실 위기에 직면했다.
당시 회사 주가는 약 17달러까지 하락하며 재정적 압박이 가중됐다. 세일러는 추가 자금을 조달해 비트코인을 매입했고, 실버뱅크에 있던 2억 500만 달러의 대출을 조기 상환하며 위기를 돌파했다.
소득세 논란도 있었다. 워싱턴 D.C. 당국은 세일러가 소득세를 회피했다고 주장하며, 약 4000만 달러의 세금을 부과했다. 세일러는 플로리다와 버지니아를 거주지로 주장했으나, D.C. 당국은 그가 실제로는 D.C.에 거주하며 세금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세일러는 합의금을 지불하며 논란을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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