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일본은행(BOJ)이 금리 인상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이 경제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하지만, 트럼프가 글로벌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임금 성장으로 인상 기대감 확대
카즈오 우에다 일본은행 총재는 수십 년간 이어진 저성장과 저물가를 끝내고, 일본 경제를 정상적인 통화정책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최근 견조한 임금 상승과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달성하며 금리 인상 조건에 가까워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각) 블룸버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제학자들의 90%는 현재의 경제 상황과 물가 상승률이 일본행의 금리 인상을 정당화한다고 응답했다. 응답자의 약 75%는 일본은행이 이번 주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 금요일 기준 스와프 시장에서는 BOJ 1월 금리 인상이 거의 확실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 내부에서도 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물가 전망 상향 조정과 강한 임금 성장 기대가 금리 인상의 근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와 글로벌 변수, 금리 인상에 걸림돌 될까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시장에 충격을 줄 경우,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는 취임 즉시 관세와 같은 주요 행정명령을 대거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일본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임금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3월에 나올 예정이라, 일본은행이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더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기다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함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연간 예산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도 금리 인상을 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엔화와 일본은행의 선택
엔화의 동향도 금리 인상 논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엔화는 달러 대비 160엔에 근접한 상태로, 이는 지난해 일본 정부가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엔화를 지지했던 수준이다. 금리 인상이 이루어진다면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가 줄어들며 엔화 가치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타로 기무라 일본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신호가 엔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금리 인상과 경제 성장 강화는 엔화 매도 흐름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 일본은행, 결정 앞두고 소통 전략 도마 위에
일각에서는 일본은행이 이번에 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경우, 소통 전략에 대한 비판이 거세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7월 금리 인상 당시 명확한 신호 부족이 여름철 글로벌 시장 혼란을 야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에는 보다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본은행은 오는 금요일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일본은 주요국과의 금리 차를 좁히며 경제 정책의 정상화를 향한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