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대출 가산금리를 높여온 은행들에 정치권이 서민층 등 실수요자들의 이자부담 완화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를 놓고 은행업계 내부에서는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불만이 감지된다. 반면 대출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은행의 2연속 기준금리 인하에도 효과가 미미해 가산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커진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혼합·주기형)는 전일 기준 3.48~5.99%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2월 31일) 당시 3.49~5.99%와 비교해 하단이 0.01%포인트 낮고 상단은 동일한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3.98~5.38%에서 전일 3.86~5.26%로 0.12%포인트 내려갔다. 이 기간 신한은행은 4.09~5.40%에서 3.89~5.19%로 하단이 0.20%포인트, 상단이 0.21%포인트 하락했다.
하나은행은 3.579~3.979%에서 올해 들어 3.480~3.880%로 0.099%포인트 내렸다. 우리은행은 4.32~5.52%에서 4.15~5.35%로 0.17%포인트 내려갔다.
농협은행은 3.49~5.99%를 형성하며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다. 주담대 고정금리 산정의 근거가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말 3.089%에서 이달 17일 기준 2.993%로 0.09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앞서 실제 수요자들에게 나간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 차원에서 대출 가산금리를 높여온 영향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신규 취급 주담대 평균금리는 지난해 7월 3.542%에서 11월 4.58%로 넉 달간 1.038%포인트 급등했다. 이 기간 국민은행 주담대 평균금리는 3.50%에서 4.48%로 0.98%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3.44%에서 4.63%로 1.19%포인트 뛰었다.
하나은행은 3.67%에서 4.61%로 0.94%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3.31%에서 4.63%로 1.32%포인트 치솟았다. 농협은행은 3.79%에서 4.55%로 0.76%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은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가감조정금리(우대금리)를 제한 값으로 대출금리를 산정한다.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높이는 구조다.
국민은행 주담대 가산금리는 지난해 7월 평균 3.23%에서 11월 3.22%로 0.01%포인트 내렸다. 이 기간 주담대 우대금리는 3.12%에서 1.99%로 1.13%포인트 대폭 떨어졌다.
신한은행 주담대 가산금리는 2.11%에서 2.22%로 0.11%포인트 올랐다. 우대금리는 2.03%에서 0.83%로 1.2%포인트 깎였다.
하나은행 가산금리는 3.31%에서 3.13%로 0.18%포인트 내렸다. 이 기간 우대금리는 2.99%에서 1.73%로 1.26%포인트 급락했다.
우리은행은 가산금리가 3.15%에서 3.07%로 0.08%포인트 내리는 동안 우대금리는 3.19%에서 1.67%로 1.52%포인트 떨어졌다.
농협은행 주담대 가산금리는 3.22%에서 3.43%로 0.21%포인트 올랐다. 우대금리는 2.82%에서 2.13%로 0.69%포인트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전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5대 시중은행과 IBK기업은행 은행장을 만나 서민층 지원 등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정치권이 시장에 개입에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는 불만이 감지된다. 반면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한은의 2연속 기준금리 인하에도 효과가 미미해 은행이 자체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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