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규리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이 올 들어 대규모 청산사태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일(현지시간) 사상 최고가인 10만9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6%넘게 급락하면서 알트코인 등 다른 자산으로 타격이 이어졌다.
특히, 비트코인과 높은 가격 상관관계를 보이는 도지코인(DOGE)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투자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갑작스레 공개한 공식 밈코인이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면서 다른 자산들의 유동성을 집어삼켰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하루 동안 도지코인 관련 청산 규모는 6500만달러(약 936억원)를 넘어섰다. 이는 다른 주요 자산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청산 규모를 압도한 수치다. 단일 자산 기준으로도 눈에 띈다.
특히 롱 포지션(매수)에 투자자들이 가장 큰 손실을 입었다. 이들이 잃은 금액은 총 5481만달러(약 789억원)에 달했다. 숏 포지션(매도)에 투자자들도 790만달러(약 113억원)를 잃으며 피해를 면치 못했다.
전체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청산액도 올해 들어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날 하루 새 10억달러(약 1조4400억원) 이상의 자산이 증발했다. 롱 포지션(매수) 투자자들 피해액은 총 9억359만달러(약 1조3010억원), 숏 포지션(매도) 투자자들 또한 2억6000만달러(약 374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청산 사태는 시장의 급격한 가격 변동이 일으킨 후폭풍으로 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밈코인 ‘TRUMP’와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공개한 밈코인 ‘멜라니아(MELANIA)’가 시장의 변동성을 발생시킨 주 원인으로 꼽힌다. ‘디지털자산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 부부의 공식 코인이라는 점이 시장 유동성을 빠르게 흡수하며 다른 자산들의 자금 흐름을 악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들 부부의 공식 밈코인은 출시 1~2일 만에 70억달러~140억달러(약 10조~20조원) 어치 자금을 빨아들였다.
대장격인 비트코인은 역대 최고가인 10만9000달러 돌파 이후 6% 넘게 하락해 10만달러까지 순식간에 밀렸다. 도지코인 역시 0.4달러 지지선을 회복하면 0.43달러까지 반등했으나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이날 오전 11시49분 현재 0.34달러까지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는 “도지코인은 높은 변동성과 투자 심리에 따라 가격이 급격히 움직이는 특징이 있다”며 “투자자들의 과도한 레버리지 활용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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