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규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각각 공식 밈코인을 발행한 이후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들 코인은 출시 이후 9000%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단숨에 시장의 모든 유동성과 자금을 빨아들였으나 이로 인해 다른 자산들이 줄줄이 폭락하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전문가들은 밈코인이 정치적으로 활용될 때 그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밈코인은 제로섬 복권”
밸라지 스리니바산 전 코인베이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0일(현지시각) 이번 밈코인 사태를 두고 “밈코인은 잃어도 되는 금액만 투자해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밈코인을 ‘제로섬 복권’에 비유하며, “한쪽의 이득은 다른 쪽의 손실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스리니바산은 “일부 밈코인이 성공적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경우도 있지만 급격한 가격 상승과 정치적 환경이 결합될 경우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상위 100개 코인 중 일부도 실질적으로는 유령 체인(활동이 거의 없는 블록체인)이나 밈코인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결국 대부분의 밈코인이 부를 창출하지 못하고 가격 폭락 시 투자자들이 모든 것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스리니바산의 강도 높은 비판은 전일 트럼프와 멜라니아 밈코인이 만들어낸 초유의 사태를 겨냥한 것이다.
# TRUMP·MELANIA 코인의 폭발적 상승과 급락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현지시각) 공식 밈코인 ‘TRUMP’를 공식 발표한 데 이어 멜라니아 여사 역시 자신의 밈코인 ‘MELANIA’를 출시했다. 연이어 발표한 대통령 내외의 밈코인은 시장은 흔들었다. TRUMP 코인은 시장가치가 한 때 150억달러(약 21조원)을 돌파하며 밈코인 시총 2위에 올랐고, MELANIA 코인은 발행 이후 9000%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들의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21일 디지털자산 시황분석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오후2시40분 현재 TRUMP와 MELANIA 코인은 각각 전일대비 45%와 64% 떨어졌다. 이들 코인이 끌어모은 자금만 하루 새 70억달러~140억달러(약 10조~20조원) 어치로 추정된다. 자금이 몰리는 동안 다른 알트코인은 시장 유동성을 빼앗기면서 가격도 출렁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내부자 매도 의혹이 제기되며 일부 ‘러그 풀'(투자금을 빼돌리는 사기) 의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스리니바산은 “도지코인같은 경우는 특정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지만, 정치인들이 지원하는 토큰은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밈코인의 급등락에 주의를 기울이고 감당할 수 있는 금액 안에서만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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