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윤재] 밈코인은 단순한 인터넷 유행을 넘어 하나의 금융·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바이낸스가 1월 20일 블로그에서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이름을 딴 밈코인 ‘$TRUMP’를 출시하면서 밈코인에 다시 한번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트럼프 코인은 출시 이후 1만% 이상 상승하며 완전 희석 기준 시가총액(FDV) 710억 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의 아내 멜라니아도 별도로 ‘$MELANIA’ 밈코인을 발행하며 밈코인 시장에 동참했다.
밈코인은 인터넷 문화에서 탄생한 암호화폐로, 기술적 혁신보다는 커뮤니티의 열정과 바이럴 트렌드에 의해 가치를 형성한다. 최근 QUANT 밈코인 사태는 이러한 특성을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13세 소년이 촉발한 QUANT 밈코인 사태
2024년 11월, 13세의 한 Z세대 스트리머가 솔라나(Solana) 기반 암호화폐 생성 플랫폼 ‘펌프펀(Pump.fun)’을 활용해 밈코인 QUANT를 발행했다. 그는 ‘차세대 밈코인’이라는 명목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모은 후, 5100만 개의 토큰을 3만 달러 상당의 솔라나(SOL)로 매도하는 ‘러그 풀’을 실행했다. 이를 생방송으로 중계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마치 저예산 범죄 영화의 악당을 연상케 했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예상과 달랐다. QUANT 투자자들은 분노를 표출하는 대신, 오히려 코인의 가치를 급등시키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들은 단 하루 만에 QUANT의 시가총액을 2260만 달러까지 끌어올렸으며, 러그 풀 당시 3만 달러였던 토큰 가치는 400만 달러로 폭등했다.
QUANT 사태는 밈코인 시장의 특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밈코인의 가치는 전통적인 금융 논리가 아니라 커뮤니티의 감정과 집단 행동에 의해 결정된다. 분노한 투자자들이 오히려 코인의 가치를 높이는 현상은 이러한 시장의 예측 불가능성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이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QUANT는 단기간에 폭등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격이 폭락했다. 최고 0.0633달러까지 올랐던 가격은 현재 0.00075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98.8%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밈코인의 핵심 원리와 문화적 의미
밈코인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커뮤니티다. 기술적 가치나 경제적 논리가 아니라, 얼마나 강력한 커뮤니티가 형성되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QUANT의 사례처럼 투자자들이 함께 움직이면 한순간에 시가총액 수천만 달러짜리 자산이 탄생할 수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TRUMP 밈코인 출시는 이러한 밈코인 문화의 연장선에 있다. 트럼프는 정치인, 기업가, 유명인으로서의 영향력을 활용해 인터넷 밈 문화를 자신의 브랜드로 흡수했다. 그의 지지자들과 인터넷 커뮤니티의 반응에 따라 $TRUMP의 가치가 움직이는 것은, 밈코인이 정치적 상징으로까지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2024년 등장한 다른 대표적 밈코인으로는 △‘FARTCOIN’ △‘MOODENG’ 등이 있다. FARTCOIN은 암호화폐 문화를 풍자하는 의미에서 시작됐지만, 예상외로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이 됐다. MOODENG은 태국에서 화제가 된 난쟁이 하마를 테마로 삼아 출시됐으며,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이 야생 동물 보호 기금으로 대규모 기부를 하면서 주목받았다.
또한, 밈코인의 원조 격인 도지코인(Dogecoin, $DOGE) 역시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도지코인을 우주 탐사 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며 지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밈코인의 미래와 윤리적 쟁점
밈코인의 극심한 변동성은 높은 수익을 가져올 수도 있지만, 한순간에 자산이 사라질 위험도 동반한다. PENGU 코인은 출시 하루 만에 581% 급등했지만, 한 달도 되지 않아 54.8% 폭락했다. 이처럼 밈코인은 본질적으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특성을 가진다.
또한, QUANT 사례에서 보듯이 미성년자가 아무런 제약 없이 암호화폐를 발행하고 시장을 교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와 윤리적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밈코인이 단순한 유희를 넘어 실제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책임 소재가 논의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밈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인터넷 문화와 금융이 결합된 새로운 현상이다. 커뮤니티의 집단 행동, 바이럴 트렌드, 정치적·사회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그 가치가 결정된다. 밈코인의 성공 여부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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