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솔라나 기반의 밈코인 플랫폼 ‘펌프펀’이 선풍적 인기를 끌 때, 지난해 10월 묘한 이름의 책이 하나 등장했습니다.
‘밈코인 하고 자빠졌네(여의도 책방)’ 인데요. 책 제목이 강렬해서 열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책은 트럼프 대통령 밈코인을 분석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큰 사고를 친 현직 대통령 부부에게 밈코인을 발행하라고 독려(?)하고 있었습니다.
한 대목을 인용해보겠습니다. 저자는 반말로 책을 썼습니다. 나름 이유가 있더군요. 이점을 감안해주세요.
“트럼프는 쇼맨이야. 그러니까 총을 맞고서도 벌떡 일어나서 피를 흘리며 오른손을 번쩍 들지. 이 장면은 미국 역사책에 들어갈 거야. 너무나 쇼킹한 순간이니까. 몇 센티미터만 총알이 움직였더라도 트럼프는 죽었다고. 그 생사의 순간에 어떻게 저런 액션을 하냐고. 쇼맨이니까. 이건 기회니까. 지지자들에게 내가 살아 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니까. 그걸 살린 거지. 경호원들에 둘러 싸여 있는 몇 초 동안 생각한 거지.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나. 동물적인 감각인거야. 우리는 쇼를 즐겨. 트럼프의 쇼를. 그 결과물이 MAGA 코인(비공식 밈코인. 지난주 나온 공식 트럼프 밈코인과는 다르다. 편집자 주)이야. 이걸 가지고 무슨 대단한 정치 사회 철학적 분석을 할 필요가 없다고.
내가 만약 자문을 할 수 있다면 나는 김건희 여사한테 밈코인을 찍으라고 하겠어. 그 문제의 명품백을 가지고. 내가 단언컨데 이건 대박이야. 여사님을 좋아하는 쪽에서는 당연히 살 거고. 싫어하는 쪽에서는 그 밈코인 욕을 하면서 저절로 홍보를 해줄 거야. 이제는 하다하다 암호화폐를 찍냐며 날뛰겠지. 소란스러워야 해. 노이즈를 만들라고. 극단적으로 좋아하거나, 극단적으로 싫어하거나. 양측으로 갈려서 졸라 싸우게 만들면 밈코인은 성공해. 세상 일을 어찌 알아. 영부인을 평생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음 대통령이 취임하면 물러나야하는데, 후임 대통령이 명품백 사건을 그냥 덮을지, 다시 다 들춰내서 뭔 일을 할지. 만약 재판으로 간다면 돈이 솔찬히 들거 아냐. 변호사 비용도 내야하고, 돈 들어갈 일이 많을텐데.”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 부부는 지금 명품백이 아니라 더 큰 사건으로 수십명 변호사를 고용했죠. 이 책이 나왔던 작년 10월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입니다.
트럼프 밈코인은 정확하게 ‘노이즈’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한 미국 암호화폐 업계 일각에서도 트럼프 밈코인을 비판합니다. 반대로 열렬히 좋아하기도 합니다. 시총이 단숨에 수조원으로 뛰었으니까요.
그러나 ‘자빠졌네’ 저자의 생각으로는 부질 없는 짓입니다. 밈코인의 본질은 쇼니까요. 여기에 어떤 정치 사회 철학적 해석을 하는 것이야말로 “지랄하고 자빠졌네” 입니다. 지랄과 자빠졌네는 사전에 등재돼 있는 말입니다. 욕 아닙니다.
밈코인의 본질은 놀이입니다. 지랄입니다. 자빠졌네입니다. 신나게 놀다가 지치면 그만두면 됩니다.
트럼프 밈코인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되었습니다. 전례 없이 빠르게 트럼프 밈코인을 수입했습니다. 밈코인이 투기성이 있네, 없네, 상장 심사를 제대로 했네, 안 했네, 감독 당국이 또 뭐라고 한소리를 하는 모양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한국의 감독 당국에게 뭐라고 할까요? “지랄하고 자빠졌네” 책 제목을 참 잘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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