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가 사들인 가상자산 종목들이 올해 새로운 코인 테마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펼친 트럼프와 관련됐다는 점에서 유동성이 쏠릴 수 있어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주도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은 20일(현지시간) 트럼프 취임 전후로 △이더리움(ETH) △체인링크(LINK) △트론(TRX)△에이브(AAVE) △에테나(ENA) 등을 추가 매입했다. 이들과 함께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온도파이낸스(ONDO)는 추가 매수하지 않았다.
‘트럼프 관련 코인’으로 분류된 이들이 올해 가상자산 시장 주요 테마로 부상할 것이란 평가가 잇따른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라 올해 시장을 이끌 투자 내러티브는 ‘트럼프 후광’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는 트럼프가 취임을 사흘 앞두고 공식 발행한 밈코인 ‘오피셜 트럼프(OFFICIAL TRUMP)’가 입증했다. 오피셜 트럼프는 실질적 기능이나 효용 없이 트럼프 영향력을 바탕으로 발행된 밈코인이다. 단순한 밈을 기반으로 발행한 투기적 성격의 가상자산인 셈이다.
오피셜 트럼프는 거래 시작 하루 만에 1만8000% 넘게 폭등하며 단숨에 글로벌 시가총액(시총) 순위 18위(16조5000억원)를 차지했다. 트럼프 영향력만으로 밈코인 한 개에 수십조원 자금이 몰린 것이다.
특히 NFT이브닝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 오피셜 트럼프를 매입한 투자자 절반 가까이가 가상자산에 처음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후광이 매수세를 견인했음을 시사한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X를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막을 수 없다면 이용하자’라는 접근 방식을 갖고 있다”며 “이것이 트럼프가 전 세계 개인 투자자의 모든 유동성을 흡수하는 블랙홀 같은 밈코인을 출시한 이유”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소 오는 2028년까지는 이 물결을 막을 수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고 다음 물결을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탈중앙화금융(디파이) 관련 가상자산도 올해 주요 테마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이 궁극적으로 디파이 프로토콜을 통해 일종의 크립토뱅크(가상자산 은행)를 운영하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현재 사들인 종목들 모두 디파이 인프라를 지원하는 가상자산이다. 추후 다른 디파이 관련 가상자산들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매수세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벤 저우 바이비트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한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디파이 등 블록체인 시장 전반에서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수개월 내 명확한 가상자산 규제 가이드라인이 확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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