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규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TRUMP 밈코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해당 프로젝트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밈코인 ‘Melania’가 비슷한 시기 출시되면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이 흔들린 데다 대통령직을 내세워 코인 상품화를 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통령 내외의 코인 발행은 공직자 윤리 논란과 이해 상충 문제가 겹치면 탄핵의 소지도 있다는 이야기마저 나오자 트럼프가 직접 선을 그은 모양새다.
21일(현지시각) 디지털자산 전문매체 더블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출시했다는 것 외에 ‘TRUMP’ 코인에 대해 잘 모른다”면서 “성공적이라고 들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TRUMP 밈코인이나 그것과 관련된 어떤 계획도 알지 못한다”며 “이 프로젝트와 나를 연결 짓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몇십억 달러 가치를 창출했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것은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창립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같은 사람들에게는 보잘것없을 것”이라며 농담하기도 했다.
이들 기업인은 해당 자리에서 인공지능(AI) 관련 협력 계획을 논의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트럼프는 취임 직전인 지난 17일 오후 늦게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유일한 공식 트럼프 밈”이라며 새로운 밈코인을 발행한다고 ‘TRUMP’ 공개한 바 있다. ‘오피셜 트럼프'(Official Trump)라는 이름의 이 밈코인은 솔라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발행됐다. TRUMP 코인은 트럼프 당선인이 보유한 대체불가토큰(NFT) 기업인 CIC디지털이 보유 중이다. 이 회사는 과거 트럼프 이름을 딴 신발과 향수를 판매한 적 있다.
출시 당시 20달러에 머물던 코인 가격은 이틀 새 70달러 이상 가격이 치솟으며 일순간 유명세를 탔다. 시가 총액은 한 때 210억달러(약 30조6000억원)를 넘어서며 시바이누를 제치고 밈코인 시장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디지털자산 시황분석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오전 11시 17분 현재 트럼프 코인은 40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멜라니아 여사도 자신의 밈코인 ‘Melania’를 공개하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출시 직후 200% 넘는 급등세를 보이다 하루 만에 70% 떨어지는 등 트럼프 대통령 내외의 밈코인은 디지털자산의 변동성 위험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됐다. 유명인의 이름과 이미지를 활용한 프로젝트의 투명성과 책임 문제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오른 셈이다.
업계에서는 트럼프와 멜라니아의 코인 대부분이 내부 관계자들에 의해 소유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런 트럼프 일가의 이 같은 가상화폐 시장 참여가 공직자로서 윤리적 논란 및 이해 상충 문제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일가가 대통령직을 상품화해 팔면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잭 구즈만 코이니지 설립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트럼프와 멜라니아 밈코인을 이렇게 빨리 출시하는 데엔 중요한 이유가 있다”며 “(밈코인 출시를) 하루 더 기다렸으면 헌법 위반과 탄핵에 노출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라리언 셀키스 디지털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메사리 설립자는 “트럼프 당선인은 멜라니아 트럼프의 밈코인 출시를 권유한 사람을 해고해야 한다”며 “밈코인을 출시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며, 지지자들의 돈과 선의를 낭비하도록 했다. (밈코인 발행자들은) 트럼프나 지지자들의 이익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에너지, 국경 보안, 이민, 인프라 등에 관한 여러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전략 비축 관련 약속이나 이전 정부의 정책을 뒤집는 조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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