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규리 기자] 최근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을 흔들었던 밈코인을 앞세운 상장지수펀드(ETF)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 대중성과 투자 잠재력을 가진 밈코인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1일(현지시각)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 렉스쉐어스와 오스프리펀드는 트럼프(TRUMP), 봉크(BONK), 도지코인(DOGE)를 기반으로 한 ETF 신청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 신청서에는 “펀드는 정상적인 시장 상황에서 순 자산의 최소 80%(투자 목적의 차입금 포함)를 기준 자산 및 기준 자산에 대한 노출을 제공하는 기타 자산에 투자한다”고 명시돼있다.
선물 ETF와 유사한 구조로 파생상품과 실물 자산을 케이맨제도 자회사를 통해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향후 해당 ETF는 ‘REX-오스프리 TRUMP(케이맨) 포트폴리오 S.P.’라는 이름의 자회사를 통해 각 디지털자산에 투자하게 된다. 이 자회사는 펀드가 보유한 총 자산의 25%를 초과하지 않으며, 이를 통해 다각화된 투자 전략과 내부 수익 요건을 충족시킬 방침이다.
이 밖에도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리플에 대한 ETF도 함께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TRUMP는 일명 ‘트럼프 코인’으로 불리며 미 대통령의 후광을 얻고 출시 직후 시장가치가 150억달러(약 21조원)까지 도달했던 밈코인이다. 도지코인 역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직접 영향력을 과시하며 지지를 얻어 밈코인 시총 1위를 유지하고 있다.
BONK는 솔라나 기반의 밈코인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자산이다. ‘대중의 강아지 코인’을 표방하며, 도지코인과 시바이누와 같은 기존 밈 코인에 대한 커뮤니티 주도형 대안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봉크는 솔라나 생태계 내에서 탈중앙화와 공정성을 강조하며 개발됐다. 출시 초기부터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며 솔라나 기반 프로젝트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최근 디지털자산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인기를 끌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렉스 쉐어스와 오스프리펀드는 이러한 밈코인들의 인기를 반영해 ETF 상품화를 추진해 차별화된 금융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SEC의 승인을 받을 경우 디지털자산의 금융 상품이 대중화되고 다양한 투자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도 밈코인 ETF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 프로젝트가 아닌 대중 인기몰이를 기반으로 발행되는 밈코인의 특성상 변동성 위험이 문제로 지적되기 때문이다.
디지털자산 전문매체 비트코이니스트 측은 “밈코인 ETF가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면서도 “밈코인의 높은 변동성이 ETF의 안정성과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스 분석가는 디지털자산 시장을 금과 은 등 주요 상품 중심으로 운영되는 원자재 시장에 비유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메이저 자산이 투자 자금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밈코인 기반 ETF는 틈새시장을 형성하며 상대적으로 제한된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SEC의 심사를 기다리는 디지털자산 관련 ETF 신청만 총 33건이다. 앞으로 몇 주 안에 50건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리 겐슬러 전 의장이 퇴임한 이후 규제 환경의 변화와 함께 신청 건수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여전히 SEC는 디지털자산 ETF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비트코과 이더리움 기반 ETF는 제한적으로 승인된 상태지만 그외 리플, 솔라나, 밈코인 ETF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
같이 보면 좋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