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현재의 암호화폐 강세장에서 이더리움(ETH)은 다른 주요 알트코인들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리플(XRP)과 솔라나(SOL)가 각각 36.9%, 32.2%의 시가총액 상승을 기록한 반면, 이더리움은 4.7%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더리움 부진 원인
22일(현지시각) 시장 분석 플랫폼 산티멘트(Santiment)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부진은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 특히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정기적으로 대량의 이더리움을 매도하는 움직임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부테린은 개인 지출 및 블록체인 관련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판매했다고 해명했지만, 커뮤니티는 이를 네트워크 미래에 대한 자신감 부족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러한 매도는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유발하며 몇 주간의 하락장을 촉발하기도 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부테린, 대형 거래소(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리도 파이낸스 등 소수의 주요 보유자들이 네트워크에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주장하며, 중앙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이더리움이 정부의 규정을 준수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탈중앙화 원칙에서 벗어난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암호화폐 믹서인 토네이도 캐시(Tornado Cash)와 관련된 트랜잭션 차단 사례가 논란이 됐다.
기술적 전환: 모듈화의 영향
기술적 관점에서, 이더리움의 모듈화(modularization) 전환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모듈화란 이더리움의 주요 기능을 여러 레이어-2 솔루션에 분산시키는 전략인데,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기존의 투자와 주목이 레이어-2 솔루션으로 분산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
덴쿤(Dencun) 업그레이드 이후 거래 수수료가 하락하며 ETH 소각량이 감소한 것도 공급 증가로 이어져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부정적 시장 심리, 반등 신호?
이러한 요인에도 불구하고, 산티멘트는 이더리움에 대한 극도로 부정적인 시장 심리가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시장은 투자자 심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액 투자자들이 이더리움을 매도하고 장기 보유자와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이를 흡수하면, 이더리움은 향후 몇 주 안에 4000 달러 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단기적 변동성 속 장기적 가능성
이더리움은 현재 기술적 전환과 중앙화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요인들이 긍정적인 성과로 전환될 수 있다. 극단적인 부정적 심리가 반등의 촉매제가 될지, 시장의 반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