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과 전통금융의 경계선이 점차 흐려지면서 실물연계자산(RWA)이 부상하고 있다. RWA(Real World Asse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국채, 채권, 주식 등 현실 세계의 자산을 토큰화한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귀금속, 미술품 등 다양한 실물 자산을 블록체인상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한 것이 특징이다.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대표적인 사례다.
법정화폐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처럼 RWA는 실물 자산에 디지털 자산을 연동해 토큰의 내재적 가치를 창출했다. 특히 최근 RWA 시장은 미국 국채와 같은 안전 자산에 연동되며 시장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산 운용사 비트와이즈는 올해 RWA 시장 규모가 500억달러(약 71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 RWA 프로젝트 시가총액(약 360억달러)보다 40% 성장한 수치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해 3월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화된 머니마켓 펀드 ‘비들(BUIDL)’을 출시했다. 이 펀드는 미국 국채와 환매조건부채권 등 안정적 자산에 투자하며, 1달러에 가치를 연동하는 특징을 가진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는 “토큰화는 즉각적인 결제와 동시에 낮은 수수료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며 “토큰화는 차세대 시장의 정의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비들은 이더리움 뿐만 아니라 앱토스(APT), 아발란체(AVAX), 폴리곤(POL) 등 6개의 네트워크로 확장해 운영되고 있다.
최민승 코빗 리서치 센터장은 “토큰화 국채 펀드는 미국 국채를 토큰화한 것으로, 엄밀히 말하면 스테이블코인과는 다르지만 토큰 1개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게 보일 수 있다”며 “보유자는 국채에서 발생하는 수익률을 지급받기 때문에 디파이에서 만든 수익형 토큰보다 신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블랙록의 BUIDL은 출시 직후부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와 함께 타사의 국채 펀드 토큰도 발행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자산 분석 기업 메사리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토큰화된 국채 시장은 전통적인 금융 자산을 온체인으로 가져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앞으로는 온체인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기회를 전통 금융에 제공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러한 변화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자산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토큰화된 국채가 가진 장점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모든 사람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는 주로 규제 요건 때문인데 이런 상품은 주로 고액 자산가나 기관 투자자와 같은 공인 투자자에게만 제공된다. 결국 현재 토큰화 국채 펀드 시장은 제한된 사용자 층과 함께 낮은 디파이 호환성을 보이고 있다. 비들 펀드도 약 5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지만 단 17명의 투자자만 참여하고 있다.
맹주희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디파이 생태계는 규제 기관의 감독을 받기 어려워 RWA 시장 투자자 보호와 거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향후 RWA 시장이 디파이 생태계에서 성장할 것을 고려할 때, 규제 개발, 네트워크 확장성 보완, 네트워크 보안 강화 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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