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규리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스태프 회계 공지 121(SAB 121)’을 공식 철회했다. SAB121은 금융기업들이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을 보유시 회계 관리 상 부채로 간주하도록 규정한 내용으로 실질적 재무 위험과 관계없이 사용자 자산 보호 책임을 모두 부채로 처리하도록 해 기업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던 조치였다. 이번 관련 규정 철회를 통해 디지털자산을 둘러싼 회계 부담이 완화됨으로써 금융기관과 기업 간에 협력이 보다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SEC는 지난 2022년부터 디지털자산 관련 기업에 강력한 회계 규제를 부과했던 ‘SAB 121’을 공식적으로 철회하고 SAB 122를 새롭게 도입한다고 23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15일 이후 시작되는 회계 연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SAB 121의 ‘주제 5.FF’가 폐지된 것이 핵심이다. 기존 지침은 디지털자산 플랫폼이 사용자 자산 보호 의무를 강제해 회계상 부채로 처리하도록 했으나 SAB 122의 도입으로 기업들은 자산 보호와 관련된 부채를 기존의 일반 회계 기준을 따르게 됐다.
다만 기업의 공시 의무는 지속된다. SEC는 이번 발표에서 기업들에게 기존 규제 요건에 따른 공시 의무를 재차 강조했다. 금융기업은 디지털자산과 관련된 위험 및 불확실성을 명확히 공개해야하며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의 재무적·운영적 영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 업계에서는 그동안 부담으로 작용해 온 SAB 121의 철회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쏟아진다. 금융 기업들이 보다 현실적인 회계 방식을 채택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미국 금융기관들이 디지털자산 수탁 서비스 진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규정이 마련되어 실제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되면, 은행권이 거래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역시 “디지털자산 관련 규제는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SAB 121은 다소 과도한 면이 있었다”면서 “이번 철회는 관련 업계와 규제 당국 간의 대화가 진전되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고 말했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디지털자산 보호를 부채로 간주한 SAB 121은 규제의 틀을 과도하게 적용한 사례였다”면서 “이는 금융업계가 디지털 자산 관리와 위험 평가에서 새로운 기준을 찾아가는 데 중요한 교훈이 되었다. 앞으로 은행과 가상자산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SEC 공식 문건에 따라 ‘스태프 회계 공지(SAB)’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규칙이나 해석이 아닌, 기업금융국과 수석 회계국이 따르는 관행을 반영한 지침으로 정의된다. 이번 SAB 122의 도입은 관련 내용을 17호 연방규정집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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