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디지털 유로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암호화폐 행정명령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각) ECB 피에로 치폴로네 이사는 미국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확산 전략이 유로존 은행에 도전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의 행정명령과 글로벌 금융 변화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새로운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디지털 금융 기술에서 미국의 주도권 강화를 목표로 했다. 이 행정명령은 달러 주권 보호와 합법적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개발 및 확산을 포함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를 통해 미국 달러의 국제적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치폴로네는 금요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책 회의에서 트럼프의 정책이 전통 은행의 고객 이탈과 수수료 손실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명령의 핵심 단어는 ‘글로벌’”이라며, “은행의 중개 역할이 약화되고 고객과 수익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디지털 유로의 역할과 전망
디지털 유로는 ECB가 보증하지만 은행 등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온라인 지갑 형태로 설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은행 계좌가 없는 사용자를 포함한 모든 유로존 시민이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하지만 개인 보유 한도는 몇 천 유로로 제한되며, 이자는 지급되지 않을 예정이다.
ECB는 디지털 유로의 실용성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최종 출시는 유럽연합(EU) 입법이 통과된 후 결정될 전망이다. 이에 비해 트럼프 행정부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금지하며, 민간 주도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 중개 약화 우려
ECB는 디지털 유로를 통해 금융 중개의 약화를 방지하고, 유로화의 국제적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스테이블코인 전략이 금융 생태계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할 때, 디지털 유로 도입은 유로존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