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을 대규모 보유한 소위 고래 투자자들이 1월 초의 소강 상태 및 이익실현 단계에서 벗어나 다시 비트코인을 축적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코인데스크는 24일(현지 시간) 크립토퀀트 데이터를 인용, 대형 투자자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1월 14일 0.25% 감소했으나 1월 17일에는 2% 증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12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월간 증가율이다.
고래들이 비트코인 축적을 재개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비트코인 관련 친화적 정책이 도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는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 가능성도 포함된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가격이 10만달러에 가까워지면서 일일 최대 100억 달러의 이익실현을 겪은 뒤 매도 압력이 크게 감소했다. ‘스마트 머니’로 간주되는 장기 투자자들은 지난해 9월 이후 100만 BTC 이상을 매도했으며, 최근 그 매도세가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고 코인데스크는 분석했다.
트레이더들의 미실현 이익 마진은 현재 거의 0에 가까워졌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런 현상은 강세장 동안 가격 바닥과 같은 역할을 자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는 또 시장이 다음 움직임을 앞두고 안정적 국면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소매 투자자 수요는 진정세
고래 투자자들의 매수 재개와 달리, 소매 투자자들의 현물 수요는 식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크립토퀀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의 명목 수요(apparent demand)는 여전히 확장 영역에 머물고 있지만, 증가율은 2024년 12월 초 27만 9천 BTC에서 현재 7만 5천 BTC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의 명목 수요는 비트코인의 생산(채굴을 통해 새로 주조된 코인)과 재고 변화(1년 이상 비활성 상태였던 코인) 간의 균형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되는 온체인 지표다. 보고서는 “가격이 크게 반등하려면 수요 성장세가 다시 가속화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 시간 24일 오후 1시 50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10만6585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19% 올랐다. 비트코인은 1월 20일 10만9114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약간의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