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랩스를 YZi랩스로 개편…벤처 투자 주력
“유망 기업에 50만~5000만 달러까지 투자한다”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바이낸스를 창립한 암호화폐 재벌 창펑자오(CZ)가 자신의 재산을 독점적으로 관리하는 패밀리 오피스 형태의 벤처 투자 회사를 만들었다고 2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YZi 랩스로 명명한 이 회사는 CZ와 공동 창업자 허이(Yi He)의 자산 관리를 도맡을 예정이다. 두 사람 사이에는 세 명의 자녀가 있다.
YZi 랩스는 기존 바이낸스 랩스를 개편한 것으로 투자 자산 규모가 a16z를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CZ, 2024년 9월 교도소에서 석방
CZ의 자산은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상승으로 700억 달러(약 100조 원)에 달한다. CZ는 YZi 랩스에서 100억 달러 가량의 자산을 관리할 예정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VC인 a16z 크립토의 자본은 76억 달러다.
YZi 랩스는 엘라 장(Ella Zhang)을 대표로 내세웠다. 장은 2018년 바이낸스 랩스를 설립했던 인물로, 2년 뒤 회사를 떠났다가 이번에 다시 합류했다.
CZ는 47세로,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를 본사가 없는 구조로 설계하며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미국 당국은 바이낸스와 CZ가 사이버 범죄자와 테러리스트가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방치했다고 주장하며 2023년에 기소했다.
CZ는 5000만 달러 벌금을 납부하고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4개월간 수감 생활을 했다가 2024년 9월 석방됐다.
패밀리 오피스
YZi 랩스라는 이름은 CZ와 허이의 이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엘라 장은 이 회사가 “순수한 가족 투자 회사(패밀리 오피스)”라고 말했다. 그러나 YZi 랩스는 블룸버그가 관련 뉴스를 낸 이후 보도자료를 다시 배포해 자신들은 “가족 투자 회사가 아닌 혁신을 지원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를 돕는 벤처캐피탈 및 인큐베이터 회사”라고 밝혔다.
억만장자가 법적 문제 이후 사업을 가족 투자 회사로 전환한 전례가 종종 있다. 전설적인 투자자인 스티브 코헨(Steve Cohen)이 설립한 SAC 캐피탈 어드바이저스(SAC Capital Advisors)는 2013년 수백만 달러의 불법 수익을 올린 내부 거래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후 외부 자금을 관리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가족 투자 회사로 전환했다.
CZ는 교도소에서 석방된 이후 비영리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기글 아카데미(Giggle Academy)를 만들기도 했다. 당시 바이낸스는 벤처캐피탈 부문과의 관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YZi 랩스, “암호화폐 외에 AI, 바이오 등 투자 다양화”
YZi 랩스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및 바이오테크 회사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엘라 장은 팀을 현재의 9명에서 최대 20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YZi 랩스는 50만 달러에서 5000만 달러 사이의 투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며, 유동적인 암호화폐 토큰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CZ는 투자 의사결정에 깊이 관여하며, 투자위원회의 일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엘라 장은 “많은 창업자들이 자연스럽게 CZ를 찾아올 것”이라며 그가 팀의 중요한 정보 제공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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