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지영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가총액(시총) 2위 이더리움이 최근 내분에 휩싸이면서 올해 가격도 더딜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리플과 솔라나가 그 자리를 차지할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리플이 이더리움 대비 10배 넘게 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플은 시가총액 3위 가상자산이다.
지난 24일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은 전년 대비 50.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리플은 516.53% 뛰었다.
이더리움 부진은 레이어1 코인 경쟁자인 솔라나와 비교해도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솔라나는 200.68% 올랐다. 이더리움 대비 4배 더 뛴 수준이다.
△투자 매력 떨어진 이더리움
이더리움이 알트코인 대장주에도 불구하고 상승률에서 밀려난 배경은 상승 동력 부재에 따른 투자 매력 저하가 꼽힌다. 대장주로 함께 거론되는 비트코인에 비해 투자 포인트가 적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온 것이다.
특히 지난해 비트코인과 함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됐음에도 기관 투자자 관심을 끌지 못한 점이 결정적 부진 요인으로 진단된다.
데이비드 두옹 코인베이스 가상자산 리서치 책임자는 지난해 9월 보고서에서 “이더리움이 저조한 것은 내러티브 부족과 유입 자금 부족 등 때문”이라며 “여전히 대부분 기관 투자자는 비트코인 기반 상품에만 관심이 있다. 이더리움에 대한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최근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겪고 있는 내홍도 기름을 부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가 지난 18일 이더리움 재단(EF)의 리더십 구조 개편을 발표했지만, 커뮤니티가 해당 발표에 거세게 반발한 것이다.
이더리움 공동 창업자이자 이더리움 인프라 개발사 컨센시스의 창업자인 조셉 루빈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이더리움 재단 전면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지지한다”며 “이더리움 재단 및 거버넌스 변화를 둘러싼 격렬한 논쟁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수혜’ 입은 리플·솔라나, 신고가 릴레이
이더리움이 혼란을 겪는 가운데 리플과 솔라나는 연내 현물 ETF 출시 가능성을 재료로 상승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 따르면 두 가상자산의 연내 ETF 출시 가능성은 모두 70%가 넘는다. 해당 가능성에 따라 두 가상자산 모두 최근 전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먼저 시총 3위 자리를 굳힌 리플은 트럼프 취임에 따라 SEC 소송 종결 가능성 등 규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한 점이 호재로 거론된다. 또 최근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RLUSD의 대규모 거래가 증가 추세를 보이는 점도 상승론을 뒷받침한다.
샘 러스킨 메사리 소속 애널리스트는 지난 17일 X를 통해 “리플이 이더리움 시총을 추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미국 대선에서 리플만큼 수혜를 입은 코인은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더리움 가격은 여전히 고점 대비 30% 낮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는 반면에 리플은 이더리움 대비 건전한 수준의 미결제 약정을 기록 중”이라며 “현물 ETF 승인과 미국 현지 기업 대상 자본이득세 완화 정책 등 리플 가격 상승을 촉발할 잠재적 촉매제도 다수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더리움 킬러 솔라나 역시 최근 트럼프 수혜를 누리고 있다. 거래 하루 만에 1만8000% 폭등한 트럼프 공식 밈코인이 솔라나 기반으로 발행됐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솔라나 ETF가 예상보다 더 빨리 승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공식 밈코인이 출시된 이후 구글에서는 ‘솔라나 매수’에 대한 검색량이 급증했다. 지난 20일 구글 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솔라나 매수’의 구글 트렌드 점수는 100으로 집계됐다. 구글 트렌드는 검색량을 기준으로 0~100까지 점수를 매긴다. 100에 가까울수록 관심도가 높다는 의미다.
앤드류 캉 메커니즘캐피털 공동 설립자는 지난 18일 X를 통해 “솔라나는 올해 500달러(약 71만원)에 도달할 수 있다”며 “트럼프 공식 밈코인이 솔라나 체인에서 발행됐고, 트럼프가 솔라나를 포함해 미국 프로젝트에 대한 세금 완화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 일가가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사업을 추진하는 점에서 이더리움이 추후에 상승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 차남 에릭 트럼프가 주도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은 디파이 인프라 지원을 목적으로 이더리움을 매수하고 있다.
루빈 창업자는 지난 22일(현지시간) X를 통해 “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트럼프 일가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하나 이상의 대형 기업을 설립할 것”이라며 “정부 활동에 이더리움 기술이 사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4일 오후 8시 빗썸 기준 이더리움은 506만원에, 리플은 4756원에, 솔라나는 39만7000원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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