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남주현 기자] 비상 계엄 후 정국 혼란에 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한국은행은 탄핵 정국 등 정치 불안에 최근 원·달러가 30원 가까이 올랐다는 진단을 내놨다. 소비 심리 위축 등 민간 소비 악화는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깎을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속보치 기준 2.0%로 집계됐다. 전망치(2.2%)보다 0.2%포인트 낮다. 우리 성장률은 코로나19 타격에 -0.7%를 기록한 후 2021년 4.6%로 반등했지만 2022년과 2023년 각각 2.7%와 1.4%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 여파에 건설이 부진했고 소비 침체도 발목을 잡았다. 직전년 1.5% 성장했던 건설투자는 -2.7%로 역성장했고 민간소비 증가율은 1.8%에서 1.1%까지 쪼그라들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0년(-4.6%)이후 최저치다.
한은은 성장률이 전망치를 하회한 이유를 비상 계엄 등에 따른 정국 혼란에서 찾는다. 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전망치(0.5%)를 크게 밑돈 0.1%를 기록했는데 전망 실패 원인에 대해 탄핵 사태 등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 돌발 변수를 짚었다.
아울러 올해 경기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한은은 최근 블로그를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1월 내놓은 1.9%보다 낮은 1.6~1.7%로 하향 조정한다고 하면서 올해 중 정치 불확실성의 경기 하방 효과가 -0.2%포인트라고 짚었다.
한은은 정국 불안에 대한 환율 영향도 30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총재는 1월 금통위에서 “최근 70원 상승분 중 50원은 달러 강세 영향이며 국민연금 헤지 물량과 안정화 조치를 고려할 때 계엄 등 정치적 이유로는 30원 정도가 올라가 펀더멘털에 비해 많이 올랐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1월 금통위 당시 원·달러는 1460원이다. 최근 환율은 미국의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완화 기대와 외환당국의 개입 우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엔화값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나흘째 143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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