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에 25% 관세…트럼프, “불법 이민자 수용하라”
달러 오름세로 전환…비트코인에 부정적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콜롬비아에 긴급 관세를 부과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콜롬비아가 미국에서 추방된 이민자의 입국을 거부하자, 트럼프는 26일(현지 시간) 25%의 관세를 즉시 적용하고 1주일 후 50%로 인상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트럼프, 관세 · 이민 정책 주시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 소식 이후 달러는 유로 대비 0.2%, 호주·뉴질랜드 달러 대비 소폭 상승했다. 달러는 지난주 14개월 만의 최대 약세를 일부 만회했다.
외환시장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실행 여부에 회의적이었으나, 콜롬비아 사례를 통해 정책 이행 가능성을 확인하며 반응했다.
스페어뱅크 아이 마켓츠의 덴 체코프 전략가는 “트럼프가 관세를 협상 수단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달러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 페소와 라틴아메리카 자산은 약세를 기록하며 신흥시장 통화의 불안정성이 드러났다.
달러 강세와 비트코인…역 상관관계
달러 강세는 전통적으로 비트코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달러를 선호하면서 암호화폐 수요가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달초에도 달러 지수(DXY)가 상승한 직후 비트코인 가격이 3% 하락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들은 달러 강세가 장기화될 경우,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과 결합해 비트코인이 대체 투자 수단으로 재조명될 가능성도 제기한다.
달러 강세가 임금 상승과 물가 불안을 부추기면,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재평가할 수 있다는 것.
이민 정책의 경제적 리스크
트럼프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계획은 노동력 의존 산업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농업, 건설, 식품 가공, 서비스업 등은 이민자 비중이 높아 인력 부족과 임금 상승 압력에 직면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1,100만 명의 불체포자 급격한 추방은 미국 GDP를 8% 감소시킬 수 있다. 제프리스 전략팀은 “육류 가공업계에서 100만 명의 노동력 감소는 5개월 생산 차질과 8% 임금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호텔·리조트 업체와 패스트푸드 기업, 홈개량 유통업체(홈디포, 로우즈) 등도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텍사스·캘리포니아·플로리다에서는 건설업 종사자의 45% 이상이 이민자여서 공급망 차질이 불가피하다.
취업이 가능한 H-1B 비자 축소로 아마존·메타 등 빅테크 기업도 고숙련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지만, 당장 수익성에는 제한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팬데믹에 버금가는 충격 올 수도” …실행 여부 주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추방은 미국 일부 산업에 팬데믹에 버금가는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텔, 레스토랑 등 이민 노동력을 광범위하게 채용하는 산업이 특히 그렇다.
월가의 대부분은 트럼프가 공약보다는 현실적 제약을 고려해 정책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간선거(20개월 후)를 앞두고 주식시장 반응을 중시하는 트럼프의 성향을 감안해, 실질적 이행 규모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파너서스 인베스트먼츠의 토드 알스턴 CIO는 “정책 발표와 실행 사이엔 큰 격차가 있다”며 “단기 변동성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S&P 500은 1월 중순 완만한 인플레이션 지표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레스토랑 업체(Yum! Brands)와 건설 자재 기업(오웬스 코닝) 등은 트럼프의 초기 완화 조치에 반등했으나, 호텔 업체들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역시 달러 강세와 정책 불확실성에 민감히 반응 중이며, 비트코인은 10만5000 달러 선에서 횡보하는 모습이다.
장기적 리스크: 인플레이션과 노동시장 충격
BNY 웰스의 앨리샤 레빈 전략가는 “이민 정책이 관세보다 즉각적인 노동 공급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규모 추방이 실행될 경우, 임금 상승과 물가 압력이 경제 성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인플레이션 우려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여 달러 추가 강세로 이어질 수 있으나, 동시에 비트코인을 포함한 실물 자산 수요를 자극할 수도 있다.
히틀 칼라한의 브래드 콩거 CIO는 “실제 이민 정책은 완화될 것”이라며 “투자 전략을 급격히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정책의 구체적 실행 시점과 규모를 면밀히 추적하며, 타격이 예상되는 섹터에 대한 헤징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관세와 이민 정책은 양날의 칼
트럼프의 관세 부과와 불법 이민자 추방은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과 글로벌 시장 안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달러 강세는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을 위축시킬 수 있으나, 장기적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현실화되면 암호화폐가 대체 헤지 수단으로 부각될 여지도 있다.
월가와 디지털 자산시장은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벌이며, 트럼프 정책의 실제 이행 여부에 따라 변동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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