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비트코인이 딥시크 우려로 뉴욕 증시 기술주와 동반 급락하면서 비트코인 선물 펀딩비(funding rates)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고 코인데스크가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벨로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펀딩비는 이날 마이너스 영역(-1.58%)으로 떨어졌다. 펀딩비는 무기한 선물 계약에서 롱과 숏 포지션 간 주기적으로 지급되는 금액으로, 펀딩비의 마이너스 전환은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숏 포지션이 우세하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머큐리오(Mercuryo)의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페트르 코자야코프는 이메일을 통해 “오늘의 가격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주 미국의 비트코인 준비금 설립을 확인하지 않은 채 암호화폐 정책 실무 그룹을 승인한 이후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가 기존 AI 업체보다 낮은 비용으로 AI 모델을 구축할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기술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역사적으로 펀딩비의 마이너스 전환은 국지적 가격 바닥을 나타낸 경우가 많았다고 코인데스크는 밝혔다. 이와 함께 마이너스 펀딩비는 숏 스퀴즈, 즉 약세 포지션의 청산이 발생하면서 자산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하지만 아직 펀딩비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깊숙하게 내려가지 않았기 때문에 비트코인에 대한 과도한 숏 베팅이 이뤄졌다고 단정짓는 것은 시기상조로 지적된다.
한편 트레이더이자 분석가 알렉스 크루거는 이날 X(옛 트위터)를 통해 “문제는 딥시크가 상황을 어떻게 바꾸는지 제대로 이해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문제를 정량화하기 어렵고, 불확실성 속에서 사람들은 위험을 줄이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이 유동성이 낮은 시장에서 발생하면 시장이 급격히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크루거는 이번 조정장에서 저가 매수 대신 10만달러 위에서 숏 포지션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번 주 회의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로 인해 변동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 시간 27일 오전 9시 53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10만1879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2.94% 밀렸다. 비트코인은 앞서 아시아 시간대 9만7795달러까지 떨어졌다 반등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1월 20일 10만9114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