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이 제기한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소송에서 법원은 SEC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서 크라켄이 언급한 ‘주요 질문 원칙(major questions doctrine)’과 SEC의 규제 권한에 대한 논란이 주목받았다.
27일(현지시각) 코인어피어에 따르면, ‘주요 질문 원칙’은 정부 기관이 의회로부터 명시적으로 위임받지 않은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법적 원칙이다. 크라켄은 이 원칙을 들어 SEC가 권한을 초과해 규제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담당 판사는 SEC가 의회로부터 부여받은 합리적인 권한 범위 내에서 행동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성장하는 금융 도구이지만, 미국 에너지 시장이나 수천억 달러 규모의 학자금 대출과 비교할 만큼의 경제적 중요성에는 이르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크라켄이 제기한 ‘공정 통지’ 부족 주장도 언급했다. SEC는 크라켄이 제공하는 거래가 ‘하위(Howey) 테스트’에 따라 투자 계약으로 분류될 수 있음을 일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EC는 2023년 11월, 크라켄이 미등록 증권을 제공하고 거래소, 중개업체, 청산기관으로 불법 운영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크라켄이 고객 자금을 자체 자산과 혼합했다고 주장했다.
2024년 2월, 크라켄은 SEC의 소송을 기각해달라는 요청을 제출하며, 이번 소송 결과가 규제 당국의 권한에 위험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8월, 미국 연방 법원은 크라켄의 기각 요청을 기각하며 SEC의 주장을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암호화폐 규제와 관련한 주요 선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SEC와 주요 암호화폐 기업 간의 분쟁은 규제 권한의 경계를 재정의하고, 암호화폐 산업의 미래 규제 환경을 형성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