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를 이끌고 있는 량원펑(梁文锋)은 퀀트트래이딩 회사에서 출발, 챗GPT에 맞먹는 AI 개발자로 변신했습니다.
중국 내에서도 량원펑은 언론 노출이 많지 않은데요. 지난해 7월 중국의 한 매체(暗涌Waves)는 장문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당시 딥시크는 중국의 대형 AI 기업들과 다른 행보로 주목 받고 있었는데요. 블록미디어가 해당 인터뷰 원문을 구해 요약했습니다. 중국어 원문을 한글로 바꾸는데는 딥시크와 챗GPT를 모두 사용했습니다. 인터뷰 기사 2편에서 이어집니다.
대규모 AI 모델 개발의 전략적 목표
질문 : 대규모 AI 모델을 개발하는 데 있어 단순한 기술적 우위만으로 절대적인 경쟁력을 형성하기 어렵습니다. 딥시크가 목표로 하는 더 큰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량원펑 : 우리는 중국 AI가 영원히 추격자의 위치에 머무를 수 없다고 봅니다. 흔히 중국 AI가 미국보다 1~2년 뒤처져 있다고 하지만, 실제 격차는 ‘창의적 혁신’과 ‘모방’의 차이입니다. 이 부분이 바뀌지 않는다면 중국은 영원히 따라가기만 할 수밖에 없죠.
엔비디아(NVIDIA)의 성공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과가 아니라, 서구 기술 커뮤니티와 산업 전반의 협력 결과입니다. 그들은 다음 세대 기술 트렌드를 내다보며 로드맵을 가지고 있죠. 중국 AI 발전에도 이러한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많은 국산 반도체 기업들이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도 연계된 기술 커뮤니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2차 정보’를 얻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기술 최전선에 나서야 합니다.
기술 생태계 구축과 오픈소스 전략
질문 : 현재 딥시크는 OpenAI의 초기 이상주의적 분위기를 가지고 있으며, 오픈소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폐쇄적인 모델로 전환할 계획이 있나요? OpenAI와 Mistral도 개방에서 폐쇄로 전환한 사례가 있죠.
량원펑 : 우리는 폐쇄 정책을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먼저 강력한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 딥시크는 투자 유치를 고려하고 있나요? 일부 언론에서는 판팡(幻方)이 딥시크의 독립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AI 스타트업들도 결국 대기업과 제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데요.
량원펑 : 단기적으로는 투자 유치 계획이 없습니다.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자금이 아니라, 첨단 반도체의 수출 제한입니다.
대규모 투자와 혁신의 관계
질문 : AGI(범용 인공지능) 개발과 퀀트(Quant) 트레이딩은 완전히 다른 분야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퀀트 트레이딩은 조용히 진행할 수 있지만, AGI는 대규모 자금과 협력이 필요하지 않나요?
량원펑 : 투자 규모가 크다고 반드시 더 많은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 않다면 대기업이 모든 혁신을 독점했겠죠.
질문 : 현재 딥시크는 AI 모델을 만들지만, 직접적인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는 하지 않습니다. 운영 역량이 부족해서인가요?
량원펑 : 우리는 현재가 기술 혁신의 폭발기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응용 서비스의 폭발기는 아직 오지 않았죠.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는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하고자 합니다.
이 생태계에서는 산업이 직접 우리의 기술과 연구 결과를 활용하고, 우리는 기초 모델과 최첨단 혁신에만 집중할 것입니다. 다른 기업들이 이를 바탕으로 B2B, B2C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것이죠. 산업의 상하위 밸류체인이 완성된다면, 우리가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지만, 연구와 기술 혁신이 최우선입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별점
질문 : 기업이 API를 선택할 때, 왜 딥시크를 선택해야 하나요? 대기업들이 더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 않나요?
량원펑 : 미래에는 전문적인 분업 체계가 형성될 것입니다. 기초 대규모 모델은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며, 대기업이 반드시 최적의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질문 : 기술이 정말 차별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절대적인 기술 비밀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셨죠.
량원펑 : 기술 자체에는 비밀이 없지만, 재현하는 데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합니다. 엔비디아의 GPU 기술도 이론적으로는 모방이 가능하지만, 이를 다시 구축하고 차세대 기술을 따라잡는 데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합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요소들이 경쟁력을 형성합니다.
AI 스타트업의 생존 가능성
질문 : 딥시크를 제외한 중국의 다른 대규모 AI 스타트업 6개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량원펑 : 아마 2~3곳 정도가 살아남을 것입니다. 지금은 모두 자금을 소진하는 단계이며, 자신만의 명확한 전략을 가지고 정밀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업만이 생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머지는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가치 있는 것들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다른 형태로 남게 될 것입니다.
질문 : AI 모델의 최종 모습은 어떤 형태가 될까요?
량원펑 : 기초 모델과 기초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회사가 존재할 것이며, 그 위에서 다양한 산업이 형성될 것입니다. AI는 결국 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저는 80년대에 광둥의 한 작은 도시에서 자랐습니다.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사였고, 90년대에는 광둥에 돈을 벌 기회가 많았죠. 당시 많은 부모들이 저희 집을 찾아와서 “공부는 별로 쓸모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런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돈을 벌기가 어려워졌고, 심지어 택시 운전할 기회조차 사라졌죠. 한 세대 만에 모든 것이 변했습니다.
앞으로는 하드코어 기술 혁신이 점점 더 많아질 것입니다. 지금은 아직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는 사회 전체가 ‘사실’을 통해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회가 하드코어 혁신을 하는 사람들을 성공하게 만들면, 결국 집단적인 사고방식도 바뀌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더 많은 ‘사실’과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인터뷰] 딥시크 량원펑, “미친 듯이 야망을 품고, 미친 듯이 진실해야”(1)
[인터뷰] 딥시크 량원펑, “중국도 기술혁신 할 수 있다…오픈소스는 문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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