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체코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국가 준비금으로 보유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레스 미클(Ales Michl) 중앙은행 총재가 29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클 총재는 이날 공개된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30일 개최되는 중앙은행 이사회에서 비트코인 투자안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의 제안이 승인될 경우, 체코 중앙은행은 1400억유로(1461억 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중 최대 5%를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으로 보유할 수 있게 된다.
미클 총재는 “우리의 자산 다각화 차원에서 비트코인은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블랙록 등 주요 기관들이 1년 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한 이후,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자산 다각화에 좋은 선택”
미클 총재는 X(옛 트위터)를 통해 “고려 중인 자산은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은 현재 채권과 상관관계가 제로며 대형 포트폴리오에 흥미로운 자산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려할 가치가 있다. 현재로서는 아직 초기 분석과 논의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중앙은행 이사회가 결정할 것이며 결정이 당장 내려지지는 않을 것이다.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미클 총재는 “비트코인은 높은 변동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로 인해 현재 다른 자산과의 낮은 상관관계를 활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 팀에 비트코인의 준비금 내 잠재적 역할을 추가로 평가하도록 요청할 것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리스크 검토후 투자 의지 밝혀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높은 점은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된다. 그러나 미흘 총재는 “비트코인의 가치가 0이 될 수도, 엄청난 가치로 상승할 수도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과거 엔론(Enron)과 와이어카드(Wirecard) 같은 실패 사례를 경험한 바 있어 리스크 관리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엔론과 와이어카드는 미국과 독일의 대표적인 금융 스캔들이다.
체코 중앙은행이 비트코인 보유를 결정할 경우, 유럽 내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비트코인을 외환보유액으로 편입한 첫 사례가 된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암호화폐가 점점 더 중요한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체코의 이번 움직임이 다른 중앙은행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