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비트코인을 준비금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자는 체코 중앙은행 총재 알레스 미흘(Aleš Michl)의 제안을 비판했다고 로이터가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체코는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서 체코 중앙은행은 ECB 총평의회(General Council)에 참여하고 있다. 총평의회는 라가르드가 주재하며 회원국의 금융 정책에 자문을 제공한다.
라가르드는 이날 ECB 금리 결정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트코인을 준비금에 포함시키는 문제에 대해 질문을 받고 유럽 중앙은행 시스템에서 비트코인이 외환 보유액으로 인정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녀는 앞서 미흘 총재와 대화를 나눴음을 밝혔다.
라가르드는 “나는 총평의회에 속한 어느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도 비트코인이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폴란드·루마니아 중앙은행, 암호화폐 투자 고려하지 않아
미흘 총재는 전일 공개된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체코 중앙은행 준비금의 최대 5%를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옵션을 이사회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가르드는 미흘 총재와 “좋은 대화”를 나눴음을 언급하며, 미흘 역시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은 “유동성이 높고, 안전하며,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체코 중앙은행(CNB)은 30일(현지 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CNB 이사회가 이날 회의에서 2024년 국제 외환 준비금 관리에 관한 문서에 대해 논의한 뒤, 추가 자산군 투자 옵션을 분석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CNB는 외환 관리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 2년간 투자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발표문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추가 자산군에는 비트코인이 포함된다.
비트코인은 최근 몇 년 동안 급등했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크고 소수의 보유자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외환 준비금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폴란드 중앙은행은 이날 암호화폐를 외환 보유액에 포함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암호화폐는 매우 높은 위험을 지닌 자산군”이라고 평가했다. 루마니아 중앙은행 역시 암호화폐를 외환 보유액으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 제롬 파월은 지난달 연준의 비트코인 보유는 현재로서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가 차원의 암호화폐 비축 및 미국 달러에 연동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지원을 포함하는 야심 찬 암호화폐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사진 출처: 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