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 인하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시장의 관심은 한국은행의 금리 결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비상 계엄 여파 등 정국 불안에 따른 내수 부진과 트럼프 행정부의 높아질 무역 장벽에 금리 인하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높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 한은 역시 2월 인하 후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나온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시각) 연준은 새해 첫 FOMC 회의에서는 정책금리 목표범위를 동결(4.25~4.50%)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3차례 연속 금리를 낮춘 후 네 차례만에 동결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와의 금리 차이는 1.5%포인트로 유지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의지도 피력됐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추가 인하에 대해 “인플레이션과 정부 정책 변화 등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며 3월 금리에 대해서도 “인플레이션에 계속적인 진전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며 인하 지연 기능성을 시사했다.
한은 워싱턴사무소는 “연준이 매 회의마다 정책금리 조정 필요성을 조심스럽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캐피탈이코노믹스는 “트럼프 2기 정책 변화에 따른 실질적인 대응을 도모하기에는 여전히 정보가 불완전하며 이는 결국 연준의 대기 모드를 독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에도 시장에서는 한은이 우선 2월에는 금리를 낮출 것이란 시각이 대부분이다. 1월 금통위에서는 비상 계엄에 따른 경기 하강 가능성에도 1470원대 육박한 고환율에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한 만큼 2월엔 내릴 것이란 의견이다.
최근 비상 계엄 등에 여파로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망치인 0.5%보다 크게 낮은 0.1%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도 기존 1.9%보다 낮아진 1.6~1.7%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1월 금리 인하 발목을 잡던 환율은 최근 1440원대로 내려왔다.
다만 2월 이후 금리 인하는 신중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서두르지 않겠다고 시사한 상황에서 금통위가 금리 인하 속도를 높이게 되면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에 외국인 자본 유출과 환율 상승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환율이 조금 진정되는 모습으로 경기 하방 위험에 한은이 2월에는 금리 인하에 나서지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 등에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은 역시 금리 인하 추세는 지속되지만 속도는 조절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2월 금리를 낮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금리 인하 폭이 축소되면서 이후 금리 인하 속도도 늦춰질 것”이라며 “추가 인하는 5월이나 7월로 연내 2회 정도로 제한될 수 있다”고 풀이했다.
반면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한은이 연준의 속도 조절에도 적극 금리를 낮출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 속도는 완만하게 전개될 전망이나, 우리나라는 올해 3번 이상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면서 “인하 횟수는 추경 규모에 달렸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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