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솔라나(SOL)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며 이더리움(ETH)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지만, 시장 지배력을 넘어서기에는 여전히 과제가 많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비인크립토는 인투더블록의 후안 펠리세르(Juan Pellicer) 수석 연구원의 분석을 소개했다.
솔라나의 눈부신 성장… 이더리움과의 격차 좁혀져
솔라나는 2020년 3월 대체 레이어-1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등장한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시가총액 1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그러나 같은 시점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3920억 달러에 달해 여전히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일일 활성 사용자 수 △거래량 △새로운 주소 생성 수 등에서 솔라나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2025년에는 이더리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IntoTheBlock의 후안 펠리세르(Juan Pellicer) 수석 연구원은 이 같은 예측에 대해 “솔라나가 특정 분야에서 이더리움을 위협할 가능성은 있지만, 당분간 이더리움을 대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솔라나의 경쟁력: 높은 처리 속도와 낮은 거래 비용
솔라나는 △역사증명(Proof-of-History, PoH) △지분증명(Proof-of-Stake, PoS)라는 두 가지 합의 알고리즘을 결합해 높은 처리 속도를 제공한다. 현재 이더리움이 초당 15건의 거래를 처리하는 반면, 솔라나는 2600건 이상의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다.
펠리세르는 “솔라나는 빠른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를 무기로 사용자와 프로젝트를 끌어들이고 있다”며 “이더리움의 높은 가스비와 느린 거래 속도에 불만을 가진 사용자들이 솔라나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더리움은 여전히 강력한 시장 점유율과 신뢰성을 갖춘 블록체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더리움은 2015년 출시 이후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dApp) 생태계를 구축하며 탈중앙화 금융(DeFi) 및 NFT 시장을 주도해왔다. 현재 이더리움의 DeFi 총 예치자산(TVL)은 124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후발 주자들이 쉽게 넘보기 어려운 규모다.
개발자 친화적인 이더리움, 중앙화 논란 있는 솔라나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 프로그래밍 언어 ‘솔리디티(Solidity)’를 기반으로 하며, 방대한 개발자 커뮤니티와 강력한 툴링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반면, 솔라나는 ‘러스트(Rust)’를 주 프로그래밍 언어로 채택했으며, 이는 높은 성능을 제공하지만 러스트 개발자를 유입시키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솔라나는 검증자 노드 운영을 위해 고성능 하드웨어가 필요해 탈중앙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솔라나의 활성 검증자 수는 약 2000개에 불과한 반면, 이더리움은 100만 개 이상의 검증자를 확보하며 가장 분산된 네트워크로 자리 잡았다.
이와 관련해 전직 NSA 내부고발자인 에드워드 스노든(Edward Snowden)은 지난해 ‘토큰2049(Token2049)’ 컨퍼런스에서 솔라나의 높은 성능이 탈중앙화 희생을 대가로 한 것인 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솔라나가 속도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것은 좋지만, 이는 결국 정부 개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솔라나, 이더리움을 넘어서려면?
펠리세르는 솔라나가 이더리움을 넘어설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자 커뮤니티 확대 △혁신적인 DeFi 생태계 구축 △중앙화 우려 해소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는 네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솔라나는 올해 △웹3 전용 스마트폰 ‘솔라나 시커(Solana Seeker)’ △네트워크 안정성을 강화할 ‘파이어댄서(Firedancer)’ 검증자 클라이언트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 내에서 솔라나 기반 현물 ETF 출시 가능성이 거론되며 추가적인 시장 확장이 기대된다.
이더리움, 확장성 문제 해결이 관건
이더리움은 여전히 확장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재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높은 사용량으로 인해 가스비가 상승하고, 트랜잭션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레이어-2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사용자가 여러 솔루션으로 분산되는 ‘단편화(fragmentation)’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펠리세르는 “이더리움이 레이어-2 솔루션을 보다 원활하게 운영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방식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이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
현재로서는 솔라나가 단기간 내에 이더리움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두 네트워크 간 경쟁이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혁신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펠리세르는 “솔라나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는 것은 암호화폐 생태계에 이로운 일”이라며 “사용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고, 기술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솔라나가 계속해서 이더리움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변수가 등장할지는 앞으로의 시장 흐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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