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미국 거래소의 실물 금 보유량이 트럼프 당선 이후 1300만 트로이 온스(404 톤) 증가했다고 1일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1994년 이후 두번째로 큰 규모의 실물 금 인도도 예정돼 있다.
미국의 금 선물 가격과 영국 런던의 금 현물 가격이 벌어지면서 대서양을 횡단하는 차익거래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에 김치 프리미엄이 붙을 때, 해외에서 상대적으로 싸게 산 비트코인을 국내로 들여와 매도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요동치는 금 시장
트럼프 대통령이 강력한 관세 정책을 실행하면서 글로벌 금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거래소 간, 국가 간 가격 차이도 커진 것.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금 선물 거래소인 코멕스(Comex)의 금 선물 가격은 영국 런던의 현물 금 시세보다 높다. 이 같은 프리미엄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영국에서 상대적으로 싸게 금을 사서, 미국에서 금 선물을 매도하면 그 차액을 얻을 수 있다. 대서양을 횡단하는 금 차익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규모 금 실물 이동
통상 금 선물 계약은 만기일에 실물 금을 주고 받지 않고 다음 만기일까지 연장된다. 그러나 2월초에는 대량의 실물 금이 인도될 전망이다.
JP모건은 2월 3일 금 선물을 위해 148만5000 트로이 온스의 실물 금을 인도키로 했다. 4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도이치방크, BNP파리바 등 미국과 유럽의 대형 투자은행들도 대규모 실물 금을 인도할 예정이다. 이날 실물 금 인도는 1994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것으로 총 금액으로는 80억 달러에 달한다.
코멕스와 JP모건은 이번 실물 금 인도가 차익거래와 관련이 있느냐는 블룸버그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금과 은이 미국으로 몰려든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코멕스 등 미국의 금선물 거래소가 보유한 금 실물은 1300만 트로이 온스(404 톤) 증가했다. 금 가격이 상승하면서 그만큼 실물 금과 연계한 차익거래가 늘어났다는 또 다른 증거다.
블룸버그는 금에 이어 은(실버)도 미국 시장으로 대거 유입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은은 금보다 가격이 낮고, 부피도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항공 운반에 적절치 않다. 그러나 차익거래 기회가 커지면서 은을 이용한 현선물 차익거래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은 달러 강세, 채권수익률 상승(채권가격 하락), 금 가격 상승 등 기존 금융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디지털 자산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 올릴 개연성이 있다. 금 가격의 상승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 요인과 대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 시간 1월 31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재확인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금과 비트코인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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