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멕시코, 캐나다,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 24시간 동안 17억9000만 달러(약 2조4000억 원)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되며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멕시코산 수입품에 25%, 중국산 제품과 에너지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캐나다는 즉각 25% 보복 관세를 발표했으며, 멕시코와 중국도 유사한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이를 “무역 전쟁”으로 인식하며 위험자산 전반에서 매도세가 촉발됐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45만 개 이상의 트레이더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이 중 롱 포지션이 15억7000만 달러, 숏 포지션이 2억1900만 달러 규모로 집계됐다. 롱 포지션 청산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점에서, 과열된 강세장이 관세 발표를 계기로 조정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암호화폐 시장의 대표 종목인 비트코인(BTC)은 하루 만에 7.5% 하락해 9만1969달러까지 떨어졌으며, 이더리움(ETH)은 20.1% 급락하며 2510달러를 기록했다. 코인게코(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13.7% 감소해 3조12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알트코인의 낙폭은 더욱 컸다. 리플(XRP)은 28.2% 하락해 2.1달러, 도지코인(DOGE)은 26.9% 하락해 0.23달러를 기록했다. 암호화폐 상위 30개 종목의 평균 가격 변동을 나타내는 GMCI 30 지수는 24.3% 하락하며 시장 전반이 타격을 입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이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넘어, 매크로 경제 환경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했다. 프레스토 리서치(Presto Research)의 민정(Min Jung) 연구원은 “추가 관세 부과는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을 높이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더 오랫동안 높은 수준에서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크로노스 리서치(Kronos Research) CEO 행크 황(Hank Huang) 역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위험자산인 암호화폐 시장이 추가적인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BTC 마켓의 레이첼 루카스(Rachael Lucas) 애널리스트는 “연준의 양적 완화(QE) 부재와 고금리 정책이 특히 알트코인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번 하락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활용한 강세 심리를 정리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시장에서는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지만, 최근 행보는 이러한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 프레스토 리서치의 민정 연구원은 “트럼프 취임 이후 암호화폐 관련 구체적인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현재까지 디지털 자산 관련 공식적인 발표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향후 시장 변동성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관세 조치와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BTC 마켓의 루카스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 변화나 연준의 금리 정책 변동 여부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 심리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향후 추가 관세 조치가 나오거나, 연준이 금리 인상을 유지한다면 암호화폐 시장의 하방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글로벌 무역 전쟁이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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