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이 사상 최악의 폭락을 경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장은 급격한 혼란에 빠졌다. 이에 따라 약 22억 9000만 달러의 청산이 발생한 가운데 이더리움(ETH)이 큰 타격을 입었다.
3일(현지시각) 크립토-이코노미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몇 시간 만에 33% 폭락하며 ‘블랙 선데이’로 불리는 사태를 맞았다. 이더리움은 한때 2100 달러까지 하락했으며, 이후 2500달러 아래에서 거래되는 등 4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6억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이 강제 청산됐다. 비트코인(BTC)도 비교적 적은 폭이지만 9만 5000 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글로벌 무역 전쟁 우려 확산
이번 폭락의 주요 원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조치가 글로벌 무역 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를 예고하며 시장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켰다.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보이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특히 관세 발표 이후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 대규모 청산이 발생했다. 투자자들은 롱포지션을 급히 정리하면서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의 하락 폭을 더욱 키웠다. 이더리움은 2100달러 부근에서 저점을 형성한 뒤 2600달러 선까지 소폭 회복했다. 하지만 주요 알트코인인 카르다노(ADA) 등도 두 자릿수 급락을 겪으며 시장 전반이 흔들렸다.
역대급 청산 규모
암호화폐 분석가 조 콘소르티는 이번 트럼프의 관세 조치로 촉발된 22억 9000만 달러 규모의 청산이 코로나19 팬데믹과 FTX 붕괴 당시의 청산 규모를 뛰어넘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기준, 암호화폐 시장의 투자 심리는 ‘공포’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보유 자산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으며, 극단적인 공포 심리는 역사적으로 매수 기회로 작용했던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무역 전쟁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