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규리 기자]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글로벌 시세보다 크게 높아지는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무역 관세’ 정책이 도화선이 돼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이 흔들린 가운데 국내 유동성 문제와 원달러 환율 변동이 맞물리면서 김치 프리미엄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3일 가상자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이날 업비트와 바이낸스 간 비트코인 가격 차는 12%까지 벌어졌다. 이는 지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오후 2시50분 기준 6.78%로 내려 앉았다. 알트코인인 이더리움, 테더, 리플, 솔라나 등도 6%대 프리미엄 격차를 보이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은 한국에서 비트코인이 글로벌 평균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상으로, 시장 내 과도한 수요 또는 해외 자금 유입 제한 등으로 발생한다. 지난해 11월 6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은 고공행진했지만, 김치 프리미엄은 0% 안팎에서 움직인 때가 많았다. 국내 대비 해외에서 투자 수요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김치 프리미엄이 외국 거래소 내 저점에서 급등했다”며 “이는 한국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Buy the Dip)에 나서서가 아니라 비트코인이 달러(USD)로 변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국내외 비트코인 수요 차이로 벌어지는 현상이 아닌 시장 내 다른 요인이 김치 프리미엄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얘기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한 신규 관세를 발표한 가운데 디지털자산 시장 내 주요 자산들이 일제히 폭락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에 25% △중국에 기존 관세에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 시장이 불안정해졌고 금융시장은 줄타격을 입었다. 지난달 30일 3조7000억달러(약 5400조원)에 달했던 디지털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3조2200억 달러(약 4700조원)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글로벌 경제 불확실 속에 원화 약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해외 자금 유입이 제한돼 그 격차가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김치 프리미엄이 단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차익거래 증가와 시장 조정으로 인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 시장의 반응이 비트코인 가격과 김치 프리미엄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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