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알트코인 시장은 매년 새로운 프로젝트가 등장하며 신생 코인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지만 성장성은 오히려 둔화되고 있다. 거래소에 상장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수는 크게 늘었으나 비트코인(BTC)과 비교하면 시장 영향력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비트코인 시가총액이 빠르게 성장하는 동안, 알트코인 시장은 정체되며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4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디지털자산 거래소에 상장된 디지털자산은 약 1만6700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과 비교해 약 26%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디지털자산 수가 늘어났음에도 비트코인의 시장 지배력은 여전했다.
트레이딩뷰 기준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약 6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포인트 상승했다. 비트코인이 여전히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신규 디지털자산이 계속 증가하면서 유동성이 분산되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등 상위 10개 디지털자산이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자금이 소수 코인에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지난달 9일 X(옛 트위터)에서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두 배로 늘었지만 알트코인 시총은 여전히 이전 전고점(ATH)를 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알트코인 시장은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은 채 트레이더 간에 정해진 수익을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 양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처럼 시장 내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토큰 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각 사이클마다 인기 분야가 등장하며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솔라나 체인으로 기반으로 밈코인이 인기를 끌며 엄청난 수의 토큰이 시장에 쏟아졌다.
이 과정에서 솔라나가 밈코인 발행을 위한 필수 통화가 되면서 가격이 급등하며 이더리움을 위협했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도미넌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9% 감소해 10.18%를 기록한 반면, 솔라나는 같은 기간 약 8.8% 상승하며 3.14%를 기록했다.
김동혁 디스프레드 리서처는 “밈코인의 강세로 시장 유동성 일부가 솔라나와 이더리움 레이어2 생태계로 분산됐다”며 “특히 이더리움 레이어2의 성장과 이더리움 메인넷의 가치 창출 간 연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이더리움의 투자 매력도를 저하시킨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디지털자산 시장은 트렌드에 따라 인기 코인이 바뀌고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실질적인 가치 증명에는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디지털자산 월렛 개발사 탱겜(Tangem)은 보고서를 통해 “펌프펀(pump.fun)과 같은 플랫폼이 단기간에 수많은 저품질 토큰을 생성하면서 솔라나 생태계의 토큰 수가 급증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공급이 수요를 초과해 시장이 과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과거처럼 광범위한 알트코인 강세장(alt-season)이 다시 올 가능성은 점점 낮아지고 대신 단기적인 급등(pump)만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활용성이 명확한 소수의 알트코인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동혁 리서처는 “현재 수많은 알트코인이 존재하며 다양한 신규 프로젝트의 토큰들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명확한 수익 모델, 차별화된 시장 포지셔닝, 강력한 커뮤니티 기반을 갖춘 일부 프로젝트만이 생존과 성장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주기영 대표도 “활용 목적이 뚜렷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소수의 알트코인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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