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정윤재] 스테이블코인이 신흥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글로벌 금융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 금융 시스템이 취약한 지역에서 송금과 결제 솔루션으로 주목받으며 기업들의 도입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들, 스테이블코인 활용 확대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는 신흥 시장에서 결제 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회사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 플랫폼 브릿지(Bridge)와 협력해 다양한 통화를 즉시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이후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Stripe)가 브릿지를 1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하며,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 인프라에서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050억 달러에 달하며, 신흥 시장에서의 활용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국경 간 거래에서는 기존 금융 시스템보다 빠르고 저렴한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섬유 제조업체가 나이지리아의 공급업체에 결제할 경우, 여러 은행과 환전소를 거쳐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중개 단계를 없애고 실시간 송금이 가능하다.
투자 증가… 핀테크 스타트업 성장 견인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옐로카드(Yellow Card)는 2024년 연간 거래량이 30억 달러로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의 수출입업체를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지원하는 콘듀잇(Conduit)은 거래량이 100억 달러로 급등했다. 나이지리아의 주시웨이(Juicyway) 역시 13억 달러의 총 거래량을 기록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따라 벤처캐피털의 관심도 커졌다. 글로벌 투자사 피크XV와 홍산(HongShan)은 스테이블코인 기반 네오뱅크 KAST의 1000만 달러 시드 라운드를 공동 주도했다. 블록체인캐피털은 옐로카드에 3300만 달러를 투자했고, QED 인베스터스는 시더머니(Cedar Money)에 990만 달러를, 이니셜라이즈드(Initialized)는 칼리자(Caliza)에 850만 달러를 투자했다. 테더(Tether)도 아프리카의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제공업체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소비자 금융·급여 지급까지 확장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결제를 넘어 소비자 금융과 급여 지급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브라질의 유니콘 핀테크 기업 누뱅크(Nubank)는 USDC 보유 고객에게 연 4%의 이자를 제공하는 기능을 도입했다. 현재 누뱅크 이용자의 30%가 USDC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0배 증가한 수치다.
급여 지급 부문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원격 근무 증가로 인해 글로벌 기업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직원 급여를 간편하게 지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라이즈(Rise)는 기업이 법정화폐로 지급한 급여를 USDT 또는 USDC로 변환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라이즈는 지난해 630만 달러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하며 확장에 나섰다.
소매 결제 분야에서는 카드 결제 한도를 넘어서는 디지털 자산 사용을 지원하는 새로운 솔루션이 등장하고 있다. 한국 핀테크 기업 코리아크레딧데이터와 웹3 투자사 해시드(Hashed)는 캐시노트(Cashnote.io)를 개발, 상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현재 UAE 아부다비 글로벌 마켓(ADGM)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상용화할 계획이다.
규제 변수… 각국 입장 달라
스테이블코인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각국 정부의 규제 방향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아부다비는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기업들의 실험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 국가들은 기존 금융 규제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모바일 머니의 성공 사례처럼 스테이블코인도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논의 중이며, 이 정책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도입 속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라이즈의 CEO 휴고 핀켈스타인(Hugo Finkelstein)은 “대형 금융 기업들도 결국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인프라에 뛰어들 것”이라며, “규제의 방향에 따라 도입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단순한 암호화폐 실험이 아니라 신흥 시장에서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보완하는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향후 규제와 금융 기업들의 대응에 따라 글로벌 결제 및 금융 시스템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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