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한국에서 3자 회동을 갖고, AI 사업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오픈AI와 소프트뱅크가 미국 정부와 함께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이 사업에 함께 할 수 있다. 동시에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생태계에도 새로운 협력자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용 회장과 샘 올트먼 CEO, 손정의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만남을 갖고 AI 사업 등에 대해 논의했다.
올트먼 CEO는 앞서 오전에는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오픈AI 행사에도 참석했다. 이어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SK그룹 경영진과 미팅을 하고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주도한 카카오 미디어데이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손 회장은 이날 낮 12시쯤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했다. 손 회장의 공식 방한은 2022년 10월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올트먼 CEO와 손 회장은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합작 벤처 ‘스타게이트’ 설립에 함께 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날 오후 서초사옥 면담장에 들어서며 기자들과 만나 “스타게이트에 대한 업데이트 상황과 삼성과의 잠재적인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도 앞서 이날 오전 플라자호텔에서 “많은 한국 기업들이 AI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협력의 핵심 대상이 될 것”이라며 “스타게이트는 진정한 글로벌 이니셔티브를 목표로 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공급망 내 기업들의 규모는 상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오라클, 오픈AI, 소프트뱅크가 참여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공개한 바 있다. 텍사스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이 핵심이며, 4년간 5000억 달러(약 731조7000억원)가 투자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스타게이트 사업에 삼성전자도 동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 중 유일하게 메모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스템 LSI 등을 모두 보유한 종합반도체 기업인 데다 모바일, 가전 등 사업을 고루 갖춘 만큼 대규모 프로젝트에 합류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AI 연산에 필요한 많은 양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며, 이 수요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메모리 수요로 연계된다.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비(非) 엔비디아 진영의 맞춤형 AI 반도체 시장이 본격화될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픈AI는 주문형 반도체 기업인 브로드컴과 GPU를 대체할 ‘맞춤형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직 프로젝트의 결과가 나오는 데는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엔비디아 범용 GPU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아울러 맞춤형 AI 반도체 역시 HBM을 사용할 가능성이 큰 만큼 엔비디아 외 HBM 대형 고객사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올트먼 CEO는 글로벌 AI 혁신 주도권을 위한 행보를 이어간다. 이날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6일 인도 뉴델리, 7일 독일 베를린을 찾으며 10일에는 프랑스에서 열리는 ‘AI 행동 정상회의’, 12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세계정부정상회의(WGS)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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