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과 통화 예정…이란에는 ‘최대 압박’ 행정 명령 예고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로 시장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4일(현지시간) 안전 자산인 금 값이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하락했고, 트럼프의 대이란 조치 경고로 낙폭 제한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7% 상승한 2875.80달러에 마감됐다. 금 현물은 장중 2845.14달러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 치운 뒤 한국시간 기준 5일 오전 3시 40분 기준 1.1% 오른 2844.56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캐나다와 멕시코는 미국에 일단 국경 강화 등을 약속하면서 관세 30일 유예 합의를 이끌어냈지만, 중국은 대응 조치로 맞섰다.
미국 정부는 이날부터 중국에 대한 10%의 추가 관세를 적용했다. 중국 역시 미국산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 제품에 15%, 원유와 농기계, 대형 엔진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관세는 오는 10일부터 적용된다.
주미 중국 대사관은 이를 ‘반격 조치’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알파벳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도 잠재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현지시간으로 4일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RJO퓨처스 선임 시장 전략가 밥 헤이버콘은 “전날 밤처럼 관세 뉴스가 또 나왔다”면서 “지금은 관세가 최대 시장 변수로, 다른 경제 지표가 나와도 관세 뉴스에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가 주 초 강한 모습을 보였는데, 달러 가치가 내리면 금 값은 또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장중 달러 가치는 0.9% 정도 내렸다.
미 노동부가 공개한 12월 미국 구인 건수는 760만 건으로 석 달간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월가 전망치 800만 건을 밑도는 수치로, 미국의 경제 둔화 우려를 키웠다.
국제 유가는 장 초반 상승하다가 중국의 맞불 관세 여파로 아래로 방향을 바꿨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3월물은 장 초반 1% 가까이 오르다가 반락해 전장보다 배럴당 46센트(0.6%) 내린 72.70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 4월물은 24센트(0.3%) 하락한 76.20달러를 기록했다.
어게인캐피탈 파트너 존 킬더프는 “중국의 보복 조치로 유가가 내렸다”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통화에 대한 기대감이 (유가를) 지지하고 있긴 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최대 압박’을 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점은 유가 낙폭을 제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타결한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3년 만에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이란을 압박한 바 있다. 특히 이란의 원유 수출을 겨냥한 강력한 제재를 단행해 이란의 원유 수출량이 급격히 줄었으며, 이로 인해 이란은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었다.
이날 구인건수와 함께 발표된 12월 미국 공장 주문도 전월 대비 0.9% 감소해 시장 예상치인 0.8%보다 부진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당장 금리 인하를 지속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평가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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