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김규리 기자] 일명 ‘크립토차르’로 불리는 미국 백악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정책 책임자 데이비드 삭스가 4일(현지시각) 취임 후 처음으로 미 의사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러나 명확한 규제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모호한 입장만을 내놓으면서 시장에서는 실망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데이비드 삭스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규제 개혁 의지가 강한 만큼 이를 반영해 1주차 우선 과제로 설정했다”며 “미국이 디지털 자산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강경한 규제가 혁신을 해외로 내몰았다고 지적하며, 미국 내 디지털자산 성장을 촉진할 새로운 규제를 약속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을 우선시하여, 미국 달러의 지배력 강화와 소비자 보호를 목표로 하는 법안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기자회견에서는 가상화폐 관련 자금세탁방지(AML) 규제 여부도 거론됐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삭스는 “우리는 열린 자세로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쳐 나쁜 행위자들이 존재하는 만큼 가상화폐만을 겨냥한 과도한 규제는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데이비드 삭스는 명확한 규제 방향보다는 ‘디지털 자산의 황금기’라는 표현을 강조하며 원론적인 발언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 실질적인 규제 완화나 정책 변경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없이, 모호한 보장과 장기적인 비전만을 언급했다는 평가다.
당초 개리 겐슬러 전 SEC 위원장의 강경 규제 정책 이후 혼란에 빠진 미국 내 디지털자산 시장을 어떻게 회복시킬지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컸다. 특히 미국의 비트코인 전략 비축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청했다는 수준에 그치면서 관련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데이비드 삭스의 기자회견 이후 주요 자산들은 일제히 약세다.
가상자산 시황분석 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오전 11시 5분 현재 비트코인은 전일대비 3.57% 떨어진 9만7804.3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4.57%↓), 리플(9.17%↓), 테더(0.03%↓), 솔라나(6.15%↓) 등 줄줄이 하락 중이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디지털 자산과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행정 명령을 발동했다. 이에 따라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러트닉 상무부 장관, 팸 본디 신임 법무부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이 참여하는 워킹그룹이 구성되었다. 또한 SEC는 친가상자산 성향의 마크 우예다 위원 주도로 전담 태스크포스를 설립하여 관련 규제 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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