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최근 9만달러 ~ 11만달러 범위 내 다지기를 거치고 있는 비트코인이 이 범위를 벗어나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지만 반대 상황이 발생할 잠재적 위험도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인데스크는 5일(현지 시간) 비트코인을 현재의 다지기 범위 아래로 떨어지게 만들 3가지 위험 요인을 제시했다.
美달러 유동성 축소 … 암호화폐 시장에 부담
암호화폐뿐만 아니라 모든 자산 시장은 법정화폐, 특히 세계의 기축 통화인 미국 달러 유동성 감소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마엘스트롬(Maelstrom)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아서 헤이즈는 이날 X(옛 트위터)에서 달러 유동성 감소 현상을 지적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매크로마이크로(MacroMicro)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부 계좌인 재무부 일반 계정(TGA)의 현금 보유액은 4주 만에 6230억 달러에서 8000억 달러로 증가했다.
지난달 미국의 부채가 36조 달러의 한도에 도달하면서 시장은 재무부가 TGA 잔고를 축소해 정부 운영을 지속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시장과 경제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2023년 초에도 재무부가 같은 조치를 취하면서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의 위험 선호 심리를 촉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블록체인 및 정부 관계 전문가인 앤디 리안은 X에서 “핵심 유동성 공급원이 고갈되거나 더 엄격히 통제되는 시나리오를 지켜보고 있다. 이는 경제 활동 둔화, 차입 비용 상승, 그리고 암호화폐를 포함한 위험자산에 더욱 도전적인 환경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 비트코인 전략적 비축 계획 ‘평가’ 단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이후 관세, 불법 이민, 국제 문제 등 다양한 선거 공약을 이행하고 있지만 비트코인의 전략적 비축 구축은 아직 본격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코인데스크는 지적했다.
이 계획은 비트코인이 7만 달러에서 10만 달러 이상으로 급등하는 주요 촉매 역할을 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비트코인 비축 계획에 보다 신중히 접근하며 ‘평가’ 옵션을 선택했다. 이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비앙코 리서치의 대표이자 매크로 전략가인 짐 비앙코는 “트럼프는 비트코인 비축을 하겠다고 했지, 단순히 ‘평가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다. ‘평가’나 ‘연구’는 워싱턴이 어떤 일을 하지 않을 때 쓰는 표현이다”라고 비판했다.
백악관 암호화폐 차르 데이비드 삭스가 전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비축의 타당성을 평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밝힌 이후, 비트코인은 10만 달러 이상에서 9만6000달러까지 하락했음을 코인데스크는 지적했다.
2021년과 유사한 기술적 고점 신호 등장
마지막으로, 기술적 분석 차트에서도 비트코인의 하락 가능성이 감지됐다. 비트코인의 14주 상대강도지수(RSI)를 보면 최근 2021년 고점과 유사한 약세 다이버전스(bearish divergence)가 나타났다. 약세 다이버전스는 가격 고점이 높아지는 데 반해 RSI는 더 낮은 고점을 형성하는 패턴으로, 상승 모멘텀이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RSI는 12월 고점 대비 더 낮은 고점을 형성하며, 가격 상승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2021년과 유사한 패턴이다. 하지만 RSI가 하방향 추세선을 돌파한다면, 약세 신호는 무효화되고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가리킬 것이라고 코인데스크는 설명했다.
뉴욕 시간 5일 오전 11시 4분 비트코인은 코인마켓캡에서 9만8079 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36% 내렸다. 전일 저점은 9만6208달러. 비트코인은 1월 20일 10만9114달러의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조정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