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미국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증시가 글로벌 관세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증권가는 글로벌 관세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관세 영향을 덜 받는 엔터 업종과 소프트웨어·금융·통신 등 내수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1% 오른 2509.27에 마감했다. 미중 간 관세 부과에도 협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 3일 미국의 멕시코·캐나다 관세 부과 소식에 장중 3% 넘게 급락했으나, 이후 30일 유예 결정이 발표되면서 반등하는 등 미국발 관세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 보편 관세가 적용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피해가 클 가능성이 높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구글과 엔비디아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진행한 데 이어 인텔에 대한 조사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처럼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지속되면서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대미 주요 수출품인 자동차, 알루미늄, 철강, 석유 등의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한국에 보편 관세가 부과될 경우, 해당 업종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업종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물동량이 필요 없는 산업이 관세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업종”이라며 “미디어·엔터, 금융, 유통, 건설, 통신 등 내수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엔터와 소프트웨어 업종은 글로벌 관세 전쟁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발 관세 전쟁이 시작된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KRX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5.94% 상승하며 개별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이브, JYP엔터, 에스엠, YG엔터 등 주요 엔터주는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0.32% 하락해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소프트웨어 업종도 강세를 흐름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으로 구성된 KRX 인터넷 TOP10 지수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10.69% 상승했다. 전날 SOOP은 27% 이상 급등했고 카카오(5.62%), 더존이즈온(5.65%), 디어유(5.66%), 카페24(3.69%)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4.81%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인터넷과 게임 등 소프트웨어 업종과 미디어·엔터 업종은 관세 장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으며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문화 수출에는 관세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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