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중국 딥시크(DeepSeek)를 차단하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정보 유출, 안보 위험 등이 이유입니다. 블룸버그 칼럼리스트 케서린 토베케는 “딥시크가 곧 틱톡의 운명에 처할 것”이라고 썼습니다.
딥시크 앱을 차단하고, 공공기관에서 사용을 금지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딥시크를 만든 설계도(소스코드)는 어떨까요?
차단 또는 공유
딥시크 사용 차단을 보면서 “지금 무엇을 막을까를 생각할 때인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국내 스타트업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헐리우드의 특수효과 회사 A사가 이미 촬영한 이미지와 영상의 조명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회사 CEO는 컴퓨터 개발자가 아닌 디자이너 출신이라서 인공지능(AI) 기술을 본격적으로 쓰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AI 기술로 무장한 한국의 스타트업이 A사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처음에는 A사에 의뢰해서 AI에 쓸 데이터를 구하려고 했답니다. 데이터는 비공개였습니다. 데이터를 수집할 장비를 들여오려고 했는데 그것도 너무 비싸더랍니다.
결국 직접 장비를 만들어서 AI 훈련용 데이터를 일일이 수집했습니다. 허름한 지하 자취방에서 시작한 이 스타트업은 미국 유수의 벤처캐피탈로부터 60억 원의 투자금을 받았습니다. 미국과 글로벌 영화 제작자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이 만든 이 서비스는 A사는 물론 글로벌 대기업이 만든 유사한 제품보다도 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오픈의 힘
보안 위험을 우려해서 딥시크를 막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 경쟁의 한 방편으로 차단은 답이 아닙니다. 데이터를 숨기고, 소스코드를 숨기는 것으로는 경쟁 우위를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막는 결정은 쉽고, 여는 결정은 어렵습니다.
딥시크가 던진 진짜 쇼크는 “AI 개발비를 낮췄다”가 아니고 성과물 전체를 오픈소스로 공개한 것입니다. 수백만 달러(혹은 수억 달러)가 들었을 딥시크의 소스코드를 누구나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반면 오픈AI는 자신의 기술을 비공개로 묶어두고 있습니다.
딥시크 서버가 중국에 있기 때문에 정보가 넘어갈 수 있고, 보안에 취약한 측면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막아야죠.
딥시크 소스코드는 얘기가 다릅니다. 이걸 가져다가 입맛에 맞게 바꾸고 자체 서버에서 굴리면 보안 위험도 낮출 수 있습니다. 전 세계의 스타트업들이 딥시크 소스코드로 자신들이 추구하는 AI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겁니다.
오픈은 결국 돈이 된다
딥시크 CEO 량원펑(Liang Wenfeng 梁文峰)의 엑스 계정에는 재밌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Great! It's better if you open source @OpenAI source https://t.co/qu3IbJYNeN
— Liang Wenfeng 梁文峰 (@LiangWenfengDS) February 6, 2025
오픈AI의 챗GPT가 서치 기능을 누구에게나 개방한 것을 두고 한 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소스코드를 공개했다면 더 좋았을 것을”
량원펑은 중국 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의 AI 개발 회사 CEO에 불과했습니다. 지금은 오픈AI에게 훈수를 두고 있습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딥시크를 개방한 값을 뽑은 겁니다.
딥시크 소스코드로 무언가를 만들 개발자들은 딥시크라는 이름과 량원펑이라는 이름을 기억할테니까요. 앞으로 나올 딥시크 상업용 버전은 홍보를 하지 않더라도 팔려나갈 겁니다. 오픈은 결국 돈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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