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박재형 특파원] 네덜란드 기반 암호화폐 거래소 데리빗( Deribit)이 유럽연합(EU)의 대 러시아 제재 조치에 따라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국적자 및 거주자는 특정 예외 사항을 제외하고 더 이상 거래소를 이용할 수 없다.
6일(현지시각) 외신들에 따르면, 데리빗은 자사 웹사이트를 통해 “EU의 대러시아 제재로 인해 더 이상 러시아 국적자 및 거주자를 고객으로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단, 유럽경제지역(EEA) 국가 또는 스위스 시민권을 보유했거나 해당 국가의 영주권을 소지한 러시아인은 예외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데리빗은 고객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2025년 2월 17일부터 러시아 계정이 ‘감소 전용 모드(reduce-only mode)’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포지션을 청산하거나 위험을 줄이는 주문만 허용된다는 의미다. 모든 러시아 이용자의 열린 포지션은 2025년 3월 29일까지 강제 청산되며, 이후에는 거래 기능이 완전히 중단된다. 그러나 자산 인출은 제한 없이 허용된다.
2016년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Deribit은 EU의 자금세탁방지(AML) 규제 강화에 따라 2020년 파나마로 본사를 이전했다. 당시 EU는 암호화폐 플랫폼에 대해 더욱 엄격한 고객 신원 확인(KYC) 절차를 요구했으며, 이에 대해 데리빗은 비용 부담과 거래소 접근성 문제를 이유로 네덜란드를 떠났다.
데리빗은 성명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은 모두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도, EU의 규제가 트레이더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파나마와 같은 보다 유연한 규제 환경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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