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미국 빅테크 4곳이 올해 인공지능(AI)에 수백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이들 4개 기업이 각각 발표한 올해 자본 지출 예상액을 모두 합치면 3천200억달러(463조원)가 넘는다고 보도했다.
2023년 1천510억달러(218조원), 2024년 2천460억달러(356조원)에 이어 큰 폭으로 늘어나게 됐다.
이들 기업의 자본 지출은 데이터 센터를 짓고 특수 반도체를 채워 넣어 AI 거대언어모델(LLM) 연구의 최전선을 지키는 데 쓰인다.
전날 올해 1천억달러(145조원) 넘는 자본 지출이 예상된다고 밝힌 아마존의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본 지출 대부분이 AI와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일각에서는 수익성이나 중국 딥시크와 경쟁 등 우려가 제기되는데도 이들 빅테크가 ‘억제되지 않은'(unchecked) 지출을 발표했다면서 이는 증시에서 딥시크가 이미 촉발한 빅테크 매도세를 더욱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AI의 잠재력이 과대 평가돼 관련 지출이 급증하는데 실적에서는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 점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매출 증가와 동반되지 않는 지출 급증은 배당, 자사주 매입 등으로 쓰일 자본을 잡아먹기 때문이다.
실제로 MS나 알파벳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의 예상보다 약한 실적, 자본 지출 급증을 발표하고 나서 주가 급락을 겪었다.
반면, 메타 역시 자본 지출을 늘린다고 발표했으나 증시에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메타가 AI를 타깃 광고 개선에 사용하는 등 AI 투자가 수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은 투자가 필요하다며 투자자를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지난 4일 지난해보다 42% 많은 750억 달러(109조원)의 자본 지출을 예상하면서 “(AI 기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크며, 그래서 그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시 잘루리아 RBC 캐피털마켓 분석가는 “AI에도 언젠가는 겨울이 찾아올 것”이라며 “하지만 리더 입장에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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