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장기 투자가 정답이 아니다.”
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식시장에서 특정 종목의 집중 현상과 장기 투자가 어느 정도 위험 요소로 작용하는지 분석 기사를 게재했다.
WSJ은 1) 특정 종목의 시총이 너무 큰 것보다는 기업 밸류에이션이 더욱 중요하며 2) 장기 투자의 경우에도 배당 수익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 집중화, 장기 투자자에게 기회일까?
미국 주식 시장에서 S&P 500 지수의 상승이 소수 대형 기술주에 집중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S&P 500의 25% 상승률 중 절반 이상이 알파벳(Alphabet), 아마존(Amazon), 애플(Apple),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엔비디아(Nvidia), 테슬라(Tesla)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에 의해 주도되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러한 시장 집중화가 위험 신호라고 해석하지만, 역사적으로 특정 산업이나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은 반복되어왔다.
과거에도 특정 업종이 시장을 주도하는 현상은 반복됐다. 1900년대 초반에는 철도 산업이 전체 시장의 63%를 차지했고, 1800년대에는 금융업이 71%를 차지한 사례도 있다. 따라서 특정 산업의 집중도가 증가하는 것이 반드시 시장 불안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밸류에이션은 문제…비싼 주식 장기투자는 위험
그러나 현재 S&P 500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2배로, 1990년 이후 평균인 16.4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특히 ‘매그니피센트 세븐’의 평균 PER은 43.3배로 과열된 상태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과대평가될수록 향후 기대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블록미디어는 과대 평가된 주식의 장기 투자 실패 사례를 챗GPT로 검색했다. 대표적인 주식으로 KT가 있다.
2000년 초 한 투자자가 KT 주식을 15만 원대에 대량 매수한 사례를 보면, 주가는 장기간 회복되지 않았고 투자자는 실질적으로 손실을 경험했다. 이 사례는 △고점 매수 △분할 매수 전략 부재 △배당 재투자 부족 등의 문제점을 보여준다.
장기 보유를 한다고 해서 직전 고점을 회복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그렇다고 KT가 높은 배당으로 장기 보유에 따른 복리 효과를 가져다 주지도 못했다.
그럼에도 장기 보유 전략, 왜 중요한가?
장기 주식 투자 전략의 핵심은 단기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의 펀더멘털과 성장 가능성을 신뢰하는 것이다. 과거 금융위기나 경기 침체 속에서도 장기적으로 보유한 투자자들은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반면, 단기 공포 매도에 휩쓸린 투자자들은 수익 기회를 놓쳤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많은 투자자들이 공포에 휩싸여 주식을 매도했으나, 이후 S&P 500 지수는 2009년부터 2020년까지 300%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단기 하락장에서 매도한 투자자들은 장기 복리 효과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이러한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일 시점 매수가 아닌 분할 매수를 통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고, 기업 가치 평가를 꾸준히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트폴리오 분산과 배당 재투자의 중요성
장기 투자에서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포트폴리오 분산과 배당 재투자다. S&P 500 ETF(SPY)와 같은 분산 투자 상품은 개별 종목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미국 경제 성장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실제로 S&P 500 ETF는 지난 10년간 200%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자산 증식을 보여주었다.
장기 투자자에게는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꾸준히 주식을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 특히 젊은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노동 소득을 고려해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은퇴를 앞둔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국채(TIPS)와 같은 안전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WSJ은 “시장 집중도보다 기업 가치와 평가 수준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투자자에게 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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