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문예윤 인턴 기자] 블록체인 기술이 케이팝 산업에 도입되면서 팬들의 역할이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프로듀서로 확장되고 있다. 기존 케이팝 산업에서는 기획사가 아이돌 그룹을 제작하고, 팬들은 그 결과물을 소비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팬 참여형 거버넌스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이제 팬들이 그룹의 활동 방향을 직접 결정하는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 타이틀곡 선정부터 크고 작은 활동 기획까지 팬들의 투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이 새로운 흐름에는 걸그룹 트리플에스와 아르테미스를 운영하는 모드하우스가 자리하고 있다.
백광현 모드하우스 부대표는 지난 5일 <블록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창업 당시 25년간 프로듀서로 활동한 정병기 모드하우스 대표와 팬들이 더욱 몰입하며 즐길 수 있는 아이돌 그룹을 만들려면 ‘팬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백 부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도입한 배경에 대해, 팬들의 몰입도가 높은 아이돌 그룹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드하우스는 2021년 설립된 연예 기획사로, 기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모드하우스는 사업 초기부터 웹3(Web3)와 블록체인 기술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소속 아티스트와 팬들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자체 플랫폼 코스모(COSMO)를 적극 활용해 팬들이 다양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팬들은 코스모에서 포토카드를 구매하면, 아티스트 활동에 투표할 수 있는 토큰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돼 투명하게 관리됐다.
그는 “팬들이 직접 그룹 운영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선택한 결과물이 무대에서 구현되는 경험을 하게 되고 이는 기존의 단순한 소비 행태보다 훨씬 더 깊은 몰입을 유도해 팬들의 소속감과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며 “그 결과 팬 투표로 타이틀곡을 선정한 트리플에스는 앨범 초동 15만장을 돌파하고, 음악방송 1위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도입이 단순한 팬 서비스가 아닌 팬과 아티스트가 함께 그룹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트리플에스는 팬들의 인기에 힘입어 ‘2023 마마 어워즈’에서 여자 신인상(BEST NEW FEMALE ARTIST)’을 수상했고 스포티파이에서 스트리밍 기준 누적 1억회를 돌파했다. 팬들이 단순 소비자를 넘어 아이돌의 성공에 직접 기여하는 참여자로 자리 잡으면서, 팬덤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지속 가능한 아이돌 산업 모델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백 부대표는 “아티트스트 입장에서도 투표를 통해 팬들의 지지를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팬들과 함께 무대를 만들어 간다는 인식이 강해진다”며 “이는 결국 기존 엔터 산업과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엔터 산업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장점으로 공정성과 투명성 향상을 꼽았다 백 부대표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기획사와 아티스트 간의 수익 정산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투명하게 관리되고, 팬 투표 역시 블록체인에 기록돼 조작이 불가능해진다”며 “이를 통해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음악방송 투표에서 제기된 공정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스모 앱에서 발생한 수익은 블록체인에 기록돼 아티스트도 투명한 수익 분배 구조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백 부대표는 보이그룹 론칭을 통해 대형 아티스트 제작 역량을 입증하는 동시에, 아이돌뿐만 아니라 다양한 지식재산권(IP)에도 적용할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트리플에스와 아르테미스를 통해 코스모 플랫폼에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사업 모델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것을 입증해 왔다”며 “이제부터는 확장 가능성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듀싱 측면에서는 올해 보이그룹을 런칭해 모드하우스가 대형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육성할 수 있는 회사임을 입증하는 것이 목표”라며 “플랫폼 측면에서도 아이돌 산업을 넘어 다양한 IP에 적용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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