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증시가 10일(현지시간) 상승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발표가 시장 압박이 되기보다는 미국 내 관련 주 주가에 보탬이 됐고, 기술주도 두드러진 상승 흐름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67.01포인트(0.38%) 오른 4만 4470.41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0.45포인트(0.67%) 상승한 6066.44에 마감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90.87포인트(0.98%) 전진한 1만 9714.27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들여오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미국 철강 기업들의 주가가 가파르게 뛰었다.
북미 최대의 평판 압연 철강 생산업체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 주가는 17.93% 뛰었고, 글로벌 주요 알루미늄 생산업체 센추리 알루미늄은 10.22% 급등했다. 뉴코어와 스틸 다이내믹스는 5% 안팎의 상승을 기록했다.
US스틸 주가와 알코아도 각각 4.79%, 2.21% 올랐다. 특히 US스틸은 전날 일본 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추진 건에 대해 “단순한 매수로 보지 않고 대담한 투자를 해 미일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대담한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주가 상승 지지를 받았다.
9일(현지시간) 에어포스원에서 기자 회견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9일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11~12일께 발표되는 상호 관세는 즉시 적용될 거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관세 역시 실제로 부과하기보다는 협상 전략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인 2018년에도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이후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영국 등 일부 주요 교역국에는 무관세 수출 할당량을 허용한 바 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는 트럼프의 관세 관련 제스처가 글로벌 교역 모멘텀을 방해하기보다는 미국 국내 경제 여건을 개선하려는 의도라면서 “(관세 정책의) 결과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이유로 투자자들이 오늘 적극 주식을 매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주도 이날 상승 분위기를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2.87% 올라 5거래일 연속 상승을 이어갔고 브로드컴은 4.52% 상승했다. 메타는 16거래일 연속 올랐다.
CFRA 리서치 수석 투자전략가 샘 스토발은 “(트럼프 관세 불안에도) 투자자들은 ‘수익이 잘 나던 곳(주식)으로 다시 돌아가자’는 분위기”라면서 “투자자들이 이렇게 낙관적인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실적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어닝 시즌이 절반 정도 진행된 가운데, LSEG에 따르면 S&P500 편입 기업들은 전년 대비 실적이 14.8% 개선됐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연초 기대했던 10% 남짓한 수준보다 가파른 성장세다.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예고한 상호 관세 관련 추가 내용과 더불어 이번 주 예정된 경제 지표들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모습이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것이라는 관측 속에 투자자들은 12일 발표될 1월 CPI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헤드라인 CPI는 전년 대비 2.9%, 근원 CPI는 3.1% 오르며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이 밖에 특징주 중에서는 4분기 글로벌 비교 매출이 예상 밖으로 증가했다는 소식을 알린 맥도날드가 4.8% 뛰었고, 1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돈 로크웰 오토메이션은 12.65% 급등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보다 4.35% 내린 15.82를 기록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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